8일부터 볼 수 있는 지자체 첫 웹드라마 <토정로맨스>. 사진 마포문화재단 제공
<토정 로(路)맨스 >(극본 이윤미·연출 김은수). 서울 마포구 산하기관인 마포문화재단(대표 송제용)이 만든 5부작 웹드라마로 오는 8일부터 5일 동안 <네이버 티브이>와 재단 유튜브채널에서 볼 수 있다. 번외편인 드라마 속 공연도 15일부터 19일까지
5회 동안 나간다.
‘지자체 제작 1호 웹드라마’라는 <토정로맨스>는 마포역과 상수역을 잇는 마포구 토정로 주변 상가를 배경으로 청춘 남녀들의 일과 사랑을 풋풋하게 그렸다. 개그맨 김용명과 신인 배우 10여명이 토정로 상인이나 배달 노동자, 취준생 등을 연기한다.
“몇 달 전 마포에서 유명한 맥줏집을 운영하던 분이 코로나19로 힘들어하다 극단적 선택을 했어요. 이 드라마가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토정로맨스>를 기획한 김준수 마포문화재단 토정로활성화티에프 팀장의 말이다.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드라마 제작을 생각했던 그는 지난 5월 팀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제작에 나섰다. “토정로가 홍대입구나 연남동 등 마포구 다른 지역과 견줘도 손님이 많지 않은 곳이라 이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했는데 코로나 거리두기 4단계가 길어지는 바람에 포기하고 대신 웹드라마를 만들었어요.”
<코미디 빅 리그>(티브이엔) 작가가 대본을 쓰고 전 <한국방송> 피디가 연출한 이 드라마는 대놓고 토정로의 가게들을 광고한다. “드라마 주요 배경인 가게가 10곳이고, 노출되는 곳까지 하면 20군데가 넘어요. 드라마로 토정로가 알려지면 상가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가 드라마 제작이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한 것은 “어려운 소상공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다. “온라인 문화 행사는 1회로 끝나지만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는 오래 두고 볼 수 있잖아요.”
그는 지난 1일 드라마 내부 시사를 하며 마음이 뭉클했다는 말도 했다. “처음 제작에 나설 때는 방송사도 아닌데 단기간에 가능할까 걱정했는데 작품을 보니 생각보다 완성도가 뛰어났어요.”
4개월 제작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그는 “배달 알바를 연기할 배우가 탈 오토바이를 촬영 현장에서 구하지 못해 애가 탔는데 한 중국집 사장님이 드라마 취지를 듣고 흔쾌하게 이틀이나 오토바이를 내어주어 너무 고마웠다”고 답했다.
제작비는 서울시 지자체 문화지원사업 예산 2억2천만원 등 모두 3억원이 들었단다. “재단 문화 행사를 통해 연결된 방송계나 영상제작 네트워크 덕을 봤어요. 취지가 좋다며 많지 않은 보수에도 선뜻 스태프로 참여하셨어요.”
그는 ‘마포구 웹드라마’ 소식이 알려지면서 벌써 서울의 다른 구청 세 곳에서 전화로 자신에게 드라마 제작 과정 등을 문의해왔다고 밝혔다.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