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사립학교 교원 선발 내년 100% 교육청에 위탁

채용 전과정 국·공립교원과 동일기준·절차로 관리
홍정민 의원 “교육현장에서 공정의 가치 뿌리내릴 것”

경기도교육청. 연합뉴스

경기도내 사립학교 전부가 교원 선발을 도교육청에 맡기는 것으로 나타나 사학재단의 고질적인 채용비리가 사라질지 주목된다.

14일 홍정민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시병)이 입수한 ‘시도별 사립학교 교원 교육청 위탁채용 수요조사 현황’자료를 보면, 내년도 교원 신규채용이 예정된 경기도내 사립학교 100%가 경기도교육청에 교원선발과 관련한 전 과정을 위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교육청이 사립학교 교원 1차시험(필기시험)을 100% 위탁받아 실시하는 지역은 경기도를 비롯해 광주광역시, 전라북도, 전라남도 등 총 4곳이며, 2차시험(실기, 수업실연 등)까지 전 과정을 지방교육청이 위탁받아 수행하는 지역은 경기도가 유일하다.

그간 사립학교 채용은 사학재단과 학교가 자체적으로 진행해 채용절차가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뒷돈이 오가거나, 친인척 위주로 채용이 이뤄지는 등 각종 채용비리가 잇따랐다. 2016년~2021년 8월까지 사립 초중등학교 교원 채용비리 적발건수는 240건에 달하고, 채용비리 유형도 금품수수에서 채점 부적정, 답안지 변조, 문제 유출 등 다양했다.

경기지역은 지난 3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제안해 사립학교에서의 채용비리를 막고 공정채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기도청,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과 함께 ‘경기도 사립학교 공정채용 추진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립학교 교원 채용이 국·공립 교원과 동일한 기준과 절차로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교육청에 위탁하고, 비용은 경기도가 함께 부담하는 내용이다. 향후 교원 채용 공정성 지표를 개발해 사립학교 법인평가 등에 활용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당시 이 전 지사는 “행정력을 통한 외적 견제와 감시로 (사학을) 개혁하는 방식”이라며, “국가의 시스템으로 공정 채용을 담보하고 부정부패를 방지하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립학교 채용 위탁제도를 전면 법제화하는 내용의 사립학교법개정안이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해 사립학교 채용위탁이 내년 2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다만,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1차(필기)시험만 교육청에 위탁하게 되어있어, 향후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정민 의원은 “사립학교 부정채용은 교단에 서기 위해 성실하게 실력을 쌓고 공정하게 경쟁을 준비해 온 평범한 청년들의 삶을 짓밟는 행위”라며 “경기도에서 시작된 사립학교 공정채용 모델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면 교육현장에서부터 공정의 가치가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