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 당연하지만 일반진료도 집중할 수 있게 해줘야”

이중의 성남시의료원장 인터뷰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 시대에 공공병원으로서 감염병 환자를 받아 치료하는 역할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공공병원이라는 이유로 민간이나 대형 병원이 회피하는 일을 고스란히 떠안기만 하는 것은 공공의료서비스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6일 고압산소치료실에서 막 나온 이중의 성남시의료원장은 개원 2년이 막 지났지만, 코로나19를 맞닥뜨린 의료원의 현실에 막막함을 쏟아냈다.

이 원장은 “개원하자마자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일반진료도 제대로 못 했는데, 최근에는 병원 전체 병상을 코로나19 병상으로 내놓으라는 보건당국의 요청이 있었다”며 “그분들은 공공의료 영역을 방역 소모품으로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이어 “공공병원이 제 역할을 하려면 진료 역량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의료진이 감염병 이외에도 일반진료와 치료·수술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병원이라는 이유로 코로나19 환자를 밀어 넣다시피 하고 있으니 지역거점 병원으로서의 자리매김도 어려워진 것 아니냐. 이러면 의사도 떠나고 환자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치료는 중증환자 관리와 치료가 중요한데, 이는 인력이나 예산·시설 면에서 현실적으로 지방의료원이 감당하기는 어렵다”며 “코로나19 이후의 공공병원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라도 진료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특히 “애초부터 500병상이 넘는 대규모 병원을 지어놓고 수련의도 없이 진료를 시작한 것도 큰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공공의료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시의료원은 2023년 안에 수련의 지정 병원 신청을 낼 방침이다. 분당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에서 일해온 이 원장은 2019년 4월1일 성남시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