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지뢰 사고 피해 실상과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녹색연합 제공
지뢰로 인한 민간인 피해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국방부 주도 지뢰 제거작업은 한계가 있으며 지뢰제거 기구를 범정부 차원에서 설립하고 유엔 국제지뢰행동표준에 따라 지뢰 제거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재국 사단법인 평화나눔회 상임이사는 2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지뢰 사고 피해 실상과 대책 마련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국제지뢰행동표준에 따른 지뢰문제 해결을 위한 관리, 인정, 모니터링(토지해제, 환경영향평가, 경제성평가), 조사, 제거, 산업안전보건, 위험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엔 국제지뢰행동표준(IMAS, International Mine Action Standards)은 세계 지뢰오염국이 도입해 지뢰·폭발물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지침으로, 범부처협력·국제협력·민간협력을 통해 지뢰 문제를 해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설훈 의원은 국제지뢰행동표준에 근거한 ‘국가지뢰대응기본법률(안)’을 지난해 7월 발의한 바 있다.
조 상임이사 설명을 들어보면, 한국의 지뢰지대는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지역, 민통선 이남지역, 미확인 지뢰지대 등 총 112.5㎢로, 이 가운데 80%인 90.78㎢가 미확인 지대다. 민간인 지뢰피해자는 1171명이며, 지뢰와 유사한 폭발물(불발탄 등) 사고를 포함하면 민간인 피해자는 6428명에 이른다 . 매설된 지뢰 숫자는 전방 약 108만발, 후방 7만5천 발이며 , 국방부는 미확인 지뢰지대를 제거하는데 약 489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토론에 나선 이지수 녹색연합 활동가는 “국제사회는 유엔 국제지뢰행동표준에 따라 지뢰를 제거하고, 폭발물로 인한 사회⋅경제⋅환경 분야 영향을 감소시키고 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 라오스 등 대부분 지뢰오염국은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 지뢰전담기구를 설치해 지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활동가는 “지뢰제거는 법적 근거 없이 군 단독으로 1998년부터 20년 넘게 진행되어왔으나, 현재 지뢰 약 83만발이 여전히 국토 전역에 남아있고 지뢰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없다”며 “특히 후방지역은 군사적 필요가 사라지면서 군에서 2006년까지 지뢰제거를 완료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지뢰지대 37개소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에게 지뢰 문제는 시급하지 않은 문제이며, 안보 현안 등 발생에 따라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그 이유는 국방부가 안보를 위한 조직이기 때문이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움직일 수 없는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활동가는 “따라서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행정안전부가 국민의 안전과 인권의 관점에서 지뢰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난해 6월 경기도 고양 장항습지 지뢰 피해자인 김철기씨가 당시 지뢰 폭발사고 경과와 피해에 대해 설명했다. 김씨는 “장항습지는 시민들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지역임에도 군에서는 지뢰 위험에 대한 아무런 경고나 안전 조치도 없었다”며 “지뢰사고의 책임은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국방부와 국가에 있다”고 주장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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