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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차 앞에 주차 좀 그만…7만대 댈 곳 없는 서울 ‘주차 전쟁’

등록 2022-02-23 10:44수정 2022-02-23 11:58

권익위 민원 분석
2010년 162건→20년 2만4천건 153배 급증
사유지 주차단속·주차면수 기준 강화 지적도
불법주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심에선 ‘주차금지’라고 떡하니 쓰여 있는 표지판 앞에 차를 세워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겨레21> 2007년 3월20일치에 실렸던 사진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불법주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심에선 ‘주차금지’라고 떡하니 쓰여 있는 표지판 앞에 차를 세워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겨레21> 2007년 3월20일치에 실렸던 사진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ㅇㅇ아파트에 삽니다. 차가 다니는 통로에 차를 대 연락하니 차 주인이 ‘다른 차량도 있는데 왜 나한테만 그러느냐’고 합니다. 군청에 연락했더니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은 사유지라 단속이 안된다고 합니다. 답답합니다. 경찰이 단속하든, 과태료를 부과하든 방법이 있었으면 합니다.” (2018년 9월 국민권익위 국민신문고 고충민원)

갈수록 차가 늘어나면서, 차 댈 곳은 마땅치 않을 때가 많다. 현행법상 주차단속을 할 수 없는 아파트주차장 등 사유지에서의 주민들 사이 주차갈등도 크게 늘고 있다. ‘개인 간 문제’로 치부돼 온 사유지 주차갈등 문제를 ‘사회문제’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 자가용 7만대는 댈 곳이 없다?

23일 국민권익위 자료는 보면 ‘사유지 주차갈등’ 문제로 고충 민원을 접수한 사람은 2010년 162명에서 2020년 2만4817명으로 153배 증가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10월 국민 2025명을 대상으로 ‘사유지 불법주차’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유형별로 보면 ‘이중주차·출차방해’ 문제를 지적한 이가 24.3%로 가장 많았고 외부차량 무단주차(21.5%)와 주차장 진출입로 방해(20.5%)도 그에 못지 않았다.

권익위는 ‘주차면 부족’을 민원급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했다. 서울지역의 경우, 2020년 기준 개인소유 차량(자가용) 대수는 258만1992대지만 아파트 등 주택가 주차면은 250만9837면에 불과했다. 7만2155대가 차 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의미다. 특히 자치구별 차이가 컸다. 은평구의 주택가 주차면수 확보율은 113.3%다. ‘주택가 주차면수’는 12만3780면으로 등록된 자가용 대수(11만148대)에 비해 넉넉했다. 하지만, 금천구는 등록된 자가용은 6만8114대지만 주차면수는 4만8007대에 불과하다. 등록 자가용의 30%가량은 합법적으로 차 댈 곳이 없다는 얘기다.

2020년 기준 서울지역 주차면 확보율. 권익위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지역 전체 주차면수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형마트 등 민간소유 건물이나 공공시설 등까지 포함한 전체 주차면수 432만7614면으로 영업용을 포함한 전체 차량 대수(315만7361대)와 비교해 30%가량 많다. 자가용 주차면이 가장 부족한 금천구도 전체 주차면 확보율은 148%(주차면 13만1017면, 차량 8만8395대)에 달한다.

■권익위 “주차공유제 도입 확대 필요”

권익위는 최근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 과정에서 사유지 내 주차갈등 해소방안으로 ‘주차공유제 도입’ 확대를 제안했다. 주차공유제는 지자체가 상가 등 민간건물에 주차장 개방을 요구하고, 이에 따른 재산세나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등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주차장법·주택법·주택건설기준규정 등을 개정해 수도권 모든 공동주택의 법정 주차대수를 가구당 1대 이상으로 기준을 강화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2020년 기준 수도권 지역은 한가구당 1.16대꼴로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택건설기준규정에 따른 지자체별 법정 주차대수는 전용면적별로 0.5∼1대 수준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전용면적 30㎡ 이하는 0.5대, 60㎡ 이상은 1대다.

권익위는 이외에 △공동주택관리법 등 개정으로 사유지 주차장의 교통방해 행정조치 근거 신설 △가구당 2대 이상 신규 차량 구매 때 차고지증명제 순차적 도입 등을 제안했다.

사유지 주차갈등 해법 관련 국민 설문조사 결과. 권익위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사유지 불법주차 단속해야” 98%

실제 올해 1~2월 ‘사유지 자차갈등 해법’ 관련한 권익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8%가 ‘사유지 불법주차 단속 및 과태료 부과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상가건물 인구 등 대지 안 공지, 노면 표시 없는 이면도로와 골목길 등 불법주차 단속 찬성 여론도 90%가 넘었다.

주차난 해소대책으로는 응답자의 92.6%는 ‘전용면적 기준에 상관없이 가구당 1대 이상으로 주차면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94.5%는 공동주택을 신규 공급할 때 주거면적 외 선택사항으로 주차장면적으로 별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또 94.7%가 ‘지자체장이 민간건축물 개방 지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효석 권익위 제도개선총괄과 전문위원은 “사유지 불법주차는 이미 수년 전부터 층간소음, 간접흡연 피해와 더불어 아파트·빌라·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사유지 내 주요 피해 중 하나가 됐다. 사유지 불법주차를 이제는 개인 간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바라봐야 할 시기”라며 “민원을 분석해 보면 견인 등이 안되는 허점을 악용해 장애인주차장이나 진입로에 차를 대는 등의 사례도 많았다. 분쟁이 생겼을 때 주민들 간에 직접 싸우지 않고, 행정권·행정력이 대신 싸워서 소송할 수 있도록 법·제도가 개선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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