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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위 “납세자 실수로 증여세 많이 냈어도, 기간 상관없이 환급”

등록 2022-03-04 10:54수정 2022-03-04 10:59

국세청에 시정 권고
서울지방국세청.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지방국세청. <한겨레> 자료사진

십수년 전 납세자가 실수로 잘못 신고한 탓에 과도하게 부과받은 증여세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국민권익위원회는 4일 “명백하게 잘못 부과된 증여세는 부과제척기간(세무당국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에 상관없이 환급해야 한다”며 국세청에 과다 납부한 증여세를 환급하도록 ‘의견표명’을 했다.

앞서 지난 2005년 ㄱ씨는 할아버지로부터 토지지분 50%(3554㎡)를 증여받았다. ㄱ씨는 실수로 토지지분 100%를 증여받았다고 세무서에 신고하고 증여서 5500여만원을 납부했다. ㄱ씨는 15년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를 양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증여세를 2배가량 많이 낸 사실을 알게 됐다. ㄱ씨는 세무서에 자신이 더 낸 증여세를 되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세무서는 국세기본법 등에서 정한 부과제척기간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환급 불가”를 통보했다. 이에 ㄱ씨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세무당국이 토지 증여 면적이 과다산정된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점 △부과제척기간 취지가 국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증여세 환급을 하더라도 법적 안정성이 저해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국세청에 환급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안준호 권익위 고충처리국장은 “세무당국의 중대하고 명백한 잘못으로 국민이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 확실하다면 세무당국 스스로 오류를 시정하는 적극 행정을 실현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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