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8일 오전 9시30분께 도시바람길숲 사업을 맡은 조경업체가 인천시 계양구 경명대로를 따라 서 있는 가로수에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승욱 기자
멀쩡한 가로수를 베어내기로 해 논란을 빚은 인천시 계양구 ‘도시바람길숲’ 사업이 정상화된다.
인천 계양구는 경명대로와 계양대로에 소나무가 아닌 활엽수를 심는 쪽으로 도시바람길숲 사업 계획을 변경했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계양구는 경명대로와 계양대로에 있는 목백합과 양버즘나무 339그루를 베어낸 뒤 소나무 379그루를 심는 도시바람길숲 사업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계양구가 베어내기로 한 나무 가운데 생육상태가 양호한 157그루가 포함돼 있어 사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또 소나무는 내공해성이 약해 가로수로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와 산림청으로부터 작업중지 행정지도를 받기도 했다.
관련 보도 뒤 계양구는 도시바람길숲 사업 재검토에 나서 ‘가로수 안전진단 용역’에서 D, E등급이 나온 가로수만 베어내기로 인천녹색연합과 의견을 모았다. 가로수를 베어낸 곳에는 소나무가 아닌 이팝나무, 대왕참나무 등 활엽수를 심는다. 다만 이미 가지치기를 한 가로수는 살아날 가능성이 작아 베어내기로 했다.
최진우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은 “가로수를 베어낸 곳에 소나무를 심을지, 활엽수를 심을지 이견이 있었다. 결국 계양구가 활엽수를 심기로 결정하면서 협의가 잘 끝났다”고 말했다. 계양구는 조만간 도시바람길숲 사업 설계변경안을 마련한 뒤 공사를 다시 시작할 방침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관련기사 : 50년 넘은 멀쩡한 가로수 베고 소나무 심는 게 ‘도시 숲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