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의 모습.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보일러가 안돌아가요 집 주인에게 연락해 주세요.” “무좀이 있는데, 양말 실밥이 발가락에 엉겨 막고 있어요.” “택시가 한 시간째 잡히지 않고 있으니 얼른 출동 좀 해주세요.“
올해 1~2월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9 구급대에 접수된 출동요청 신고 내용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9구급대가 이른바 ‘비응급신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 소방재난본부 자료를 보면, 2020년 63만6133건이던 119구급 출동건수는 2021년 74만2871건으로 16.8% 증가했다. 이송 건수는 2020년 36만5919건에서 2021년 40만5839건으로 10.9%(3만9,920건) 늘었다.
이 가운데 응급이송은 36만2671건에서 39만7115건으로 9.5% 증가했고, 외래방문과 단순주취자 등 비응급이송은 3248건에서 8724건으로 168.5%나 폭증했다. 또한, 이송 불필요, 신고 취소, 환자없음 등이 주된 요인인 미이송건수(사망추정 포함) 역시 2020년 27만214건에서 2021년 33만7032건으로 24.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0조는 단순 치통 환자, 지속적인 출혈이 없는 외상환자, 검진 또는 입원 목적의 만성질환자의 이송 요청 등 비응급신고에 대해 ‘구조‧구급 요청의 거절’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신고 내용만으로는 정확한 상황을 판단할 수 없어 구급대가 일단 출동하는 경우가 많다.
안기승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구조구급과장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비응급 신고까지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구급대 출동 건수도 늘고 있다. 비응급 신고로 인해 긴급상황인데도 신속대처를 못 해 자칫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응급환자가 아니라면 119 신고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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