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들 구속…영장심사 때 1명은 혐의 부인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16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이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은해(31)씨와 조현수(30)씨가 구속됐다.

소병진 인천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9일 살인 및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씨와 조씨의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던 이씨와 조씨는 ‘고인과 유가족에 미안하지 않으냐’. ‘계획적 살인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영장실질심사에서 조씨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장실질심사에는 피해자인 이씨의 남편 윤아무개씨(사망 당시 39)의 누나도 참석했다. 형사소송법(96조의14)에서는 피의자의 심문 절차는 공개하지 않지만, 판사가 인정하는 경우 피의자의 친족, 피해자 등 이해관계인의 방청을 허용하고 있다. 이씨와 조씨의 심문이 끝난 뒤 발언 기회를 얻은 윤씨 누나는 “동생을 먼저 보내고 온 가족이 너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유족들은 이씨의 보험사기나 살인미수 등 여러 범행(의혹)을 나중에야 알고 힘들어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할 줄 모르는 윤씨가 아무런 장비 없이 다이빙하도록 한 뒤 구조요청을 무시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남편 윤씨가 숨지고 5개월이 지난 뒤 생명보험금 8억원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와 조씨는 검찰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검거된 뒤 이뤄진 두차례 검찰 조사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변호사 없이는 진술하지 않겠다’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