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오정동에 있는 옛 미군기지 ‘캠프머서’. 인천녹색연합 제공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도시개발사업 부지 중 과거 미군 부대가 주둔하던 땅의 61%가 오염됐거나 오염이 의심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천시는 오정동 사업 부지 내 국방부가 가지고 있는 땅 33만918㎡의 토양오염 정밀조사 기초·개황 조사를 한 결과, 332개 블록 중 101개 블록(30.4%)에서 주거지·공원 땅에 적용하는 ‘1지역’ 기준을 뛰어넘는 토양오염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또 102개 블록(30.7%)에서는 ‘토양오염 의심(토양오염 기준의 40∼70%)’이란 결과가 나왔다.
이곳은 미군 부대 ‘캠프머서’가 1992년까지 주둔했던 곳이다. 국방부가 1993년 부지를 반환받은 뒤에는 5개 군부대가 주둔 중이다.
부천시는 2016년 이 땅의 토양오염 정도를 국방·군사시설 땅에 적용하는 ‘3지역’ 기준에 맞추는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했지만, 주거지 적용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후 부천시가 이 땅을 포함한 전체 약 44만㎡규모 땅에 4000여 가구 공동주택단지가 들어서는 도시개발사업을 계획하면서, 주거지 적용 기준을 맞추기 위한 토양오염 정화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부천시는 기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토양 오염이 의심되는 땅과 인근 지역을 상세조사한 뒤, 2023∼2024년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할 계획이다.
부천시 도시전략과 관계자는 “오염물질의 정확한 종류와 농도 등은 상세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며 “국방부와 협의해 정화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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