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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수도권2매립장에도 골프장?…주민 위한 시설 왜 안 짓나요

등록 2022-05-03 00:56수정 2022-05-03 02:32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1매립장 이어 또 조성 계획
주변 주민 “의견수렴 없어” 반발하자…일단 안건 보류
2일 오류지구의 한 건물에서 찍은 수도권매립지 2매립장 모습. 인천도시철도 2호선 철로 뒤 주변보다 높게 형성된 땅이 수도권매립지 2매립장이다. 이승욱 기자
2일 오류지구의 한 건물에서 찍은 수도권매립지 2매립장 모습. 인천도시철도 2호선 철로 뒤 주변보다 높게 형성된 땅이 수도권매립지 2매립장이다. 이승욱 기자

“1매립장에 이미 골프장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2매립장에도 골프장을 만든다는 게 이해가 가나요?”

2일 오전 10시께 찾은 인천 서구 오류왕길동의 오류지구. 수도권매립지와의 거리가 1~2㎞로 가까운 탓에, 10여년 전만 해도 악취가 심했던 곳이다. 주민 노경숙(73)씨는 “옛날에는 바람이 불면 냄새가 나서 창문 열기가 무서웠다. 주민들이 그동안 매립지 때문에 받은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는 지난달 11일 오류지구 옆에 있는 수도권매립지 2매립장에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에스엘공사는 “매립지 인근 주민들은 주민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골프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1매립장에 만든 골프장도 지역 경제와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설명도 공사 쪽은 덧붙였다.

하지만 오류지구 주민들은 공사 쪽 설명과 달리 골프장 조성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이숙자(79)씨는 “우리 같은 주민들은 골프장에 안 간다. 아마 이 동네에서 골프장 가는 사람은 반도 안 될 것”이라며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씨도 “1매립장에 골프장 만들 때도 주민들 반대가 컸다. 오류지구 지역경제에 주는 도움은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매립지 2매립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수도권매립지 2매립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에스엘공사가 주민들과 소통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미(53)씨는 “에스엘공사가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골프장 조성 계획 설명회를 한 적이 없다”며 “주민들을 위해 돌려줘야 할 땅의 활용 방안을 주민 의견 없이 결정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인천 서구도 에스엘공사의 골프장 조성 계획 발표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 입장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반대한 바 있다.

황순형(68) 주민자치회장은 “골프장은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아니다. 골프를 치는 주민과 안 치는 주민 사이 갈등이 심해지기도 했다”며 “2매립장에 골프장을 추가로 만들면 그런 갈등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에스엘공사는 한발 물러난 상태다. 에스엘공사 쪽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애초 지난달 22일 운영위원회에 골프장 조성 계획 안건을 올리려고 했는데 관계기관과 협의 문제가 있어서 (안건 상정을) 보류했다”며 “주민 의견 등을 듣고 하반기 운영위원회에 골프장 조성 계획 등을 재상정할지 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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