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를 앞둔 고시텔 건물에서 퇴거명령을 거부하며 버티던 인천의 한 고시텔 입주자들이 경찰 대치 2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2일 오후 7시35분께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고시텔에서 퇴거 반대 농성을 벌이던 50대 남성 ㄱ씨와 60대 여성 ㄴ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협상을 위해 복도에 있던 위험물과 엘피지 가스통 7개를 제거했지만 고시텔 안에서 생명반응이 없자 강제로 문을 열고 내부로 진입했다.
ㄱ씨 등 4명은 건물 4∼6층에 있던 고시텔에서 살았지만, 최근 재건축이 진행되면서 건물 철거에 반발해 농성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와 전기가 끊긴 뒤에도 농성을 이어온 이들은 지난달 18일 건물주의 퇴거명령에 불을 지르겠다며 위협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함께 농성을 벌이던 2명을 설득해 신병을 확보했지만 ㄱ씨와 ㄴ씨는 고시텔에 남아 농성을 이어왔다.
경찰은 고시텔 안에 가스통이 있던 점 등을 이유로 ㄱ씨와 ㄴ씨가 가스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