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을 방송하는 <티비에스>(TBS·교통방송)을 ‘교육방송’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오 후보는 1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교통방송이 제공하는 교통정보를 들으며 운전하는 경우는 이제 거의 사라졌다”며 “평생교육은 인터넷과 방송이 융합되면 굉장히 시너지 효과가 난다. 티비에스 기능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프로그램 하나하나 편성까지 관여할 수는 없겠지만 이름과 기능을 바꾸면 서울시민에게 굉장히 도움되는 방향으로 방송 주파수가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서 오 후보는 평생교육시스템과 함께 저소득층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서울시 사업인 ‘서울런’을 함께 언급했다. <티비에스>를 평생교육과 저소득층을 위한 교육방송으로 기능 전환할 뜻을 밝힌 것이다. 이날 오세훈 선거 캠프 관계자는 “공약 채택 여부는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오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티비에스 기능 전환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 후보는 “(티비에스) 프로그램에 관여하는 건 권한도 없고 해서도 안 될 일”이라면서도 “교통방송의 본질적인 기능의 전환을 고민할 때가 됐다. 그 점은 (서울시의회에서) 다수 의석이 확보되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지난 1년간 서울시장으로서 이루지 못해 아쉬운 점’에 대해 <티비에스> 기능 전환을 언급했다. “<티비에스>는 교통방송으로서 수명과 기능을 다했다. 개별 프로그램은 관심 없다. 시민들을 위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기능을 교통에서 교육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현재 110석 중 국민의힘이 6석에 불과한 시의회 의석 구조로는 조례 개정이 불가능하다. 사실상 식물 시장이다. 이번 선거에서 시의회가 51%(56석)만 돼도 좋겠다”고 했다. 현재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는 재단이 수행하는 사업 첫번째로 ‘방송을 통한 교통 및 생활정보 제공’을 명시하고 있다.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논평을 내어 “저소득층 학생 온라인 학습 무료 지원 사업은 이미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방송>(EBS) 등 많은 공기관에서 진행 중인데 굳이 서울시 재원으로 중복해 만들 이유가 없다”며 “‘서울런’은 그저 세금으로 사교육계 대기업들의 배를 불리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 캠프는 이에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교육 정책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삼는 민주당은 서민을 위한다는 정당이 맞냐”고 받아쳤다.
오 후보는 이날 방송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힘을 쏟으면서도 ‘속도 조절’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해 53개 구역 재개발·재건축을 굉장히 신속하게 속도 내도록 진두지휘해 왔는데 새 정부 들어 규제 완화 기대감 때문인지 약간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해졌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거나 조합원 지위양도 시점을 앞당기는 작업 등을 통해 규제책도 시의적절하게 쓰겠다”고 했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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