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단체장 후보 사진 밑에 스티커를 붙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서울 25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과반을 훌쩍 넘긴 17명의 당선자를 냈다. 2018년 서초구를 제외하고 24곳을 ‘싹쓸이’했던 더불어민주당은 8곳을 지키는 데 그쳤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후보는 종로(정문헌), 용산(박희영), 강남(조성명), 서초(전성수), 송파(서강석), 강동(이수희), 중구(김길성), 광진(김경호), 동대문(이필형), 도봉(오언석), 서대문(이성헌), 마포(박강수), 양천(이기재), 강서(김태우), 구로(문헌일), 영등포(최호권), 동작(박일하) 17곳에서 당선됐다. 이 가운데 민주당 현역 구청장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곳은 중구, 광진, 마포, 양천, 영등포 등 5곳이다. 국민의힘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자치구 25곳을 석권한 뒤 두자릿수 기초단체장을 당선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이 과반이 훌쩍 넘는 기초단체장을 확보하면서 서울의 권력 지형도는 2010년 이전으로 돌아갔다.
민주당은 전통 강세지역인 성동(정원오), 중랑(류경기), 성북(이승로), 노원(오승록), 은평(김미경), 금천(유성훈), 관악(박준희), 강북(이순희) 8곳에서 승리했다. 강북구를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 현역 구청장이 후보로 나선 곳이다. 이날 새벽 1시까지도 민주당은 많게는 16개 자치구에서 국민의힘을 앞섰지만, 개표 막판 후반에 중구, 광진, 동대문, 마포, 강서, 구로, 영등포, 동작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 견주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20%포인트 가까이 뒤진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견주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만든 건 ‘현역 구청장 프리미엄’이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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