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대 78’ 여야 동수 경기도의회, 의장 선출 신경전

‘연장자’냐 ‘다선 의원’이냐 여야 대립
다음 달 12일 무기명투표로 의장 선출
고양 등 경기도 5개 기초의회도 비슷

오는 7월1일 제11대 경기도의회가 개원 예정인 도의회 본의회장 모습. 경기도의회 제공.

7월1일 개원하는 제11대 경기도의회가 의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6·1 지방선거 결과, 전체 의석 156석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똑같이 78석씩을 가져가 사상 초유의 ‘여야 동수 의회’가 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기도의회 의장은 다수당 다선 의원이 맡아왔다.

16일 경기도의회의 말을 종합하면, 도의회 회의 규칙에는 의장은 무기명투표로 선거하되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를, 역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를 해 다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한다. 결선투표에서도 득표수가 같으면 후보자 가운데 연장자가 의장이 된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의 경우 3선 김규창(67·여주시2) 의원을 의장 후보로 추대했다. 전체 도의원 가운데 최연장자다. 민주당에서는 염종현(62·부천1) 의원이 단독 출마했다. 염 의원은 4선이다. 현행 도의회 규칙을 적용해 투표가 진행되고, 끝까지 ‘여야 동수’가 나오면 제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은 ‘연장자’ 규정이 적용돼 국민의힘이 가져가게 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도의회 회의 규칙을 ‘연장자’에서 ‘다선 의원’으로 수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서울시의회처럼 규칙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쪽에서 ‘등원 거부’ 등 강경 대응 방침이 나오자 이 방안은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소속 한 도의원은 <한겨레>에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가 ‘협치’를 강조하고 있는 마당에 의회가 극단적 대립으로 치달을 경우 후폭풍이 클 수 있어 이번에는 규칙 개정을 검토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양당은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협의로 각 당이 전·후반기 의장을 나눠 맡는 ‘타협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회는 다음 달 12일 열리는 첫 회기에서 1호 안건으로 의장을 선출한다. 광역의회 의장은 본회의 의사 진행, 안건 상정, 의회 사무처 인사 등의 권한을 갖는다.

한편, 경기도 고양·하남·김포·양주·포천 등 5개 기초의회도 경기도의회처럼 여야 의원 수가 같아 이들 지역에서도 비슷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