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한겨레>와 인터뷰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성동구 제공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당선자는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자치구청장으로는 유일하게 3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60.9%의 표를 몰아준 성동구 유권자들이 구청장 선거에선 정 당선자에게 국민의힘 후보보다 15.2%포인트 격차로 많은 표를 몰아준 결과였다. 교차 투표의 힘이었다. 정 당선자는 지난 임기 삼표 레미콘 공장 철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왕십리역 신설, 금호역~금남시장 도로 확장 등 구민들의 숙원을 해결했다. 실생활에 밀착한 신속 행정으로 구민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16일 성동구청장 집무실에서 정 당선자를 만났다.
―시장은 오세훈, 구청장은 정원오를 찍은 이유는 뭘까?
“‘여당을 밀어줘야 할지 일 잘하는 정원오를 뽑아야 할지 고민’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선거운동 내내 ‘일 잘하는 구청장이 다른 이유로 선택받지 못한다면 누가 다음에 열심히 일하려고 하겠습니까’라고 말하고 다닌 이유다. 부모 대신 교통안전지도사가 도보로 등하교를 돕는 ‘워킹 스쿨버스’ 사업을 했는데, 1천명 정도 이용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대란 때 관내 초등학생들에게 키트를 나눠 준 것도 반응이 좋았다. 생활 담론과 구정 능력이 유권자에게 중요한 평가 지표가 된 것 같다.”
―서울 지역 구청장을 국민의힘에 많이 내줬다.
“민주당이 외부에 비친 이미지가 좋지 않아 그 벽을 넘기 쉽지 않았다고 본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가 영향을 미쳤나?
“누가 나왔어도 비슷한 결과였을 것이다. 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의 혼선이 외부에 안 좋게 비친 게 더 큰 문제였다.”
―구민들과 직접 문자메시지로 소통하는 행정이 주목받았다.
“4년 전 당선 인사를 문자메시지로 보내면서 앞으로 불편사항 있으면 보내달라고 썼다. 답장이 3천통 정도 왔다. 그 뒤 누리집과 구청 엘리베이터에도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했다. 문자로는 보도블록 깨진 사진과 위치만 보내도 의미 전달이 된다. 코로나19 관련 보건소 연락이 잘 안된다는 민원을 구청장이 가장 먼저 들으니, 재택치료자 전용 콜센터 운영 정책을 발 빠르게 낼 수 있었다.”
―중앙정치에선 ‘문자 폭탄’으로 상징되는 팬덤 정치의 폐해가 지적되는데.
“구에선 겪어본 적 없다. 같은 민원이 대여섯차례 올라온 적은 있지만, 신기하게도 욕하는 문자메시지도 없다. 심해봐야 ‘주차 단속 좀 그만해라’ 정도다.”(웃음)
―오세훈 서울시장과 협치가 수월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는 무엇인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협치가 잘될 것이다. 성동구가 요청한 ‘한강변 아파트 35층 제한 폐지’ 등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포함됐다. 다만 시와 구가 추진하는 분야와 방향이 다르면 각자 알아서 하면 된다. 예컨대 서울시가 축소하려는 마을 공동체 사업은 구 차원에서 진행하면 된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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