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 당선자는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서울 구청장 당선자 가운데 유일하게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성공했다. 박 당선자는 ‘약자와 동행’을 구정의 기조로 정했다. 75살 이상 노인에게 점심 무상급식을 제공하겠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구청 복지교육국의 이름은 아예 ‘약자와동행국’으로 바꿀 방침이다. 지난 23일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마련된 마포중앙도서관에서 박 당선자를 만났다.
―75살 이상 노인 무상급식 사업은 어떻게 운영할 생각인가?
“급식시설을 갖춘 교회, 성당, 사찰 등 종교시설과 경로당 등과 논의해 매일 75살 이상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할 생각이다. 주민의 기부를 끌어내고 급식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진행한다. 구청은 영양사와 위생사가 급식소를 순회하도록 해서 영양가 있는 식단을 짜고 위생적인 조리를 하도록 하겠다. 급식소를 어르신 소통 장소로 활용해 자연스럽게 우울증과 고독사를 예방하는 효과도 얻게 된다.”
―음식 제공뿐만 아니라 노인복지도 함께 잡겠다는 구상인가?
“마포에 75살 이상 노인이 2만4천명 정도 된다. 절반 이상은 혼자 사는 것으로 파악된다. 혼자 사는 노인은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다.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건강이 나빠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무상급식은 예방의학이다. 또 노인이 급식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주민센터 직원이 바로 집에 찾아가 보도록 해 고독사 등을 막으려 한다. 시범사업부터 한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다는 공약도 내놨다.
“마포 인구가 38만명인데 1년에 태어나는 아기는 1800명대에 그친다. 이제 마포구가 임신·출산·산후조리까지 무료로 책임지겠다. 보건소에 시범적으로 해피센터를 두겠다. 산부인과 의사와 간호사를 채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마포 재개발과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자고 논의한 것으로 안다.
“마포에는 49곳, 137만6천㎡ 규모의 정비구역이 지정돼 있다. 신속한 재개발과 재건축이 이뤄지도록 관련 규정에 따른 투명하고 조속한 절차 진행 및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오세훈 시장과도 깊은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동네에서 터 잡고 살던 주민이 내쫓기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도록 ‘보상주택’을 제공하려 한다. 연구 중이다.”
박 당선자는 4년 뒤 구민들에게 “가지 말라”며 바짓가랑이를 잡히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고 재선을 의식해 듣기 좋은 말만 하진 않겠단다. 7월1일 취임에 맞춰 마포구청과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등에 주민들이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설치해놓은 이동식 돌화분 등을 치우라는 ‘1호 지시’를 내려놓았다. <한겨레> 창간 주주이기도 하다.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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