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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맨홀 사망’ 서초구, 108곳에 추락방지 시설 설치

등록 2022-08-21 18:23수정 2022-08-22 02:30

“단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대안”
맨홀 추락방지 시설. 서초구 제공
맨홀 추락방지 시설. 서초구 제공

지난 8일 집중호우로 ‘맨홀 사망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초구에 맨홀 추락방지 시설이 설치된다. 이 시설은 저비용으로도 단기적으로 가장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혀왔다.

서초구는 21일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강남역 일대를 포함해 저지대 유동인구가 많은 108곳에 이번주부터 맨홀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선 집중호우로 뚜껑이 열린 맨홀에 2명이 빠져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들은 2~3일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서초구는 108곳에 맨홀 추락방지 시설을 이달 중 설치 완료한 뒤 다른 지역에도 순차적으로 설치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맨홀 사고 방지를 위해선 추락방지 시설 설치가 단기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본다. 서울시가 구상 중인 ‘대심도 빗물 배수관’ 설치가 근본 대안은 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서울기술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맨홀 잠금장치의 체결력이 강하면 집중호우 시 수압에 의해 오히려 뚜껑이 파손되는 사고가 유발될 수 있다”며 “추락방지 시설은 체결 장치보다는 파손 위험성이 낮고 정비·환기를 위한 맨홀 개폐 기능에 제약을 초래하지 않아 단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2014년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실험 결과를 보면, 40㎏ 철제 맨홀 뚜껑은 시간당 50㎜ 폭우에도 튀어 오른다. 지난 8일 서울은 시간당 최대 136.5㎜ 강우량을 기록한 바 있다. 맨홀 뚜껑 여럿이 열린 까닭이다. 서울시엔 ‘하수도 맨홀’ 25만여개를 포함해 맨홀이 총 62만4318개 있다.

맨홀 추락방지 시설. 서초구 제공
맨홀 추락방지 시설. 서초구 제공

서초구는 “구 차원에서 맨홀 추락방지 시설을 선제적으로 설치한 뒤, 서울시 재난관리기금에 예산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시설을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예산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12일 “저지대 등 침수 취약지역과 하수도 역류 구간에 맨홀 추락방지 시설을 우선 설치하겠다”며 “재난관리기금 등 필요한 사업비를 적극 확보해 자치구에 신속하게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서초구는 다음달부터 상습 침수 지역인 방배동과 양재동 전역의 침수 해소 대책 연구용역을 실시하기로 했다. 앞서 방배동과 양재동엔 각각 방배로 1.3㎞ 구간에 지하 하수 도랑(암거) 공사와 양재 근린공원 빗물 저류조 설치 공사를 했지만, 이번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봤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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