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제일초등학교의 한 학부모가 이 학교 교실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석축이 붕괴 조짐이 있다며 균열과 배부름 현상이 있는 부분을 가리키고 있다.
학교 건물과 운동장을 떠받치고 이는 석축(옹벽) 붕괴 위험으로 학생들의 등교 거부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제일초등학교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경기도교육청이 긴급 예산을 편성해 정밀안전진단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인근 주택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학교 석축 붕괴 위험이 있다는 우려와 문제 제기기 잇따라 학생·학부모의 걱정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이 학교 석축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하는 내용의 ‘성남제일초 안전 관련 후속 조처 신속 추진 알림’ 공문을 성남교육지원청에 긴급 발송했다.
1억8천만원의 긴급 예산을 편성해 성남교육지원청에 배정한 경기도교육청은 후속 조처로 석축 정밀안전진단 신속 추진을 위해 계약 대상자 선정 및 계약기간 단축과 정밀안전진단 용역 기간 단축 강구,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른 조처 사항 패스트트랙 추진, 보수·보강 필요시 설계·공사 병행 추진 등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성남교육지원청은 곧바로 운동장과 교실 등을 3면으로 둘러싸고 있는 길이 400여m의 석축에 대한 지반과 지질 조사에 즉시 나설 예정이고, 경기도교육청은 필요할 경우 예산을 추가 배정할 방침이다.
교실을 떠받치고 있는 석축 붕괴 위험으로 교실을 모두 비운 성남제일초등학교 별관의 지난 23일 모습. 그러나 별관에는 급식실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 학교는 지난 19일 개학을 했으나 교실 등의 붕괴 우려로 지난 22일부터 전교생 400여명 가운데 224명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 등 학생들의 ‘등교 거부’가 이어져 파행 운영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1970년 문을 연 이 학교는 본관과 별관 등 건물 2개 동이 지은 지 52년이 넘었다. 그런데 2년 여전부터 학교 바로 옆에 아파트 2천여 가구를 짓는 재건축사업 영향 등으로 2020년부터 별관 건물 외벽과 화장실 등에 균열이 생기고, 사실상 학교 전체를 받치고 있는 옹벽(석축) 일부도 내려앉았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또 “지난 5월부터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학교 누수와 단수까지 발생해 교실 붕괴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현장 조사를 마친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 학교 석축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신속한 안전진단과 보강 대책을 주문했다. 이 전 교수는 토목지질공학 분야 권위자로, 2011년 7월 일어난 서울 우면산 산사태와 2018년 9월6일 일어난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를 예견한 인물이다.
앞서 지난 23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성남제일초교를 방문해 학부모 등과 만나 자리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공인된 전문 기관에서 과학적이고 정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며 “정확한 진단이 나오면 보수·보강, 리모델링, 개축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속한 조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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