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제일초등학교 앞에서 교실 붕괴 우려 등으로 학생들을 등교시키지 못한 학부모들이 모여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당국이 대면 수업을 고집하며 ‘우선 등교’를 주장하고 있다며, 오는 9월2일 학생들과 함께 학교 운동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집중 호우로 인한 석축 붕괴 위험이 불거지며 시작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제일초등학교의 등교거부 사태(
<한겨레> 24일치 13면 보도)가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다. 성남시는 교사 전면 재건축을 경기도교육청에 건의했다.
30일 이 학교 학부모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등교거부는 이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체 400여명의 학생 가운데 200명 이상이 등교 거부에 동참했다. 학부모들은 수업을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하고 불가피하게 등교하는 학생에게는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학교 쪽에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청이 실시하기로 한 안전진단이 완료되기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반면, 학교 인근 초고압 변압기 지반이 가라앉고 학교 체육관 건물에도 균열이 생기는 등 위험 징후는 여전하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 쪽은 등교만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학교 쪽과 성남교육지원청의 방침은 확고하다. 등교하는 학생이 있는 상황에서 비대면 수업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더러, 학교 건물에는 수업에 지장을 줄 정도의 이상은 없다는 것이다. 성남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날 학부모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교 건물 구조는 80년을 기준으로 지은 것이다. 골조에 균열이 간 게 아니어서 학교 교실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앞서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29일 학교를 방문해 “(붕괴 위험이 크다는) 별관동을 비롯해 학교 전면 재건축을 경기도교육청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근 아파트) 재개발 공사로 석축 균열 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원인자 부담 차원에서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모듈러 임시교실 설치 등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는 지난 29일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당 학교 급식실이 있는 별관의 안전 문제로 학생, 교직원을 비롯해 급식노동자 등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글·사진/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