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3시30분께 에스케이씨앤씨(SK C&C) 분당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면 중단된 카카오의 카카오톡 서비스가 16일 새벽 일부 복구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에서 문자를 주고받는 정도의 서비스만 이뤄지고 있다. 피시(PC)에서는 안되고, 부가 기능들도 안되거나 불안정한 상태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에스케이씨앤씨(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카카오티(T), 다음 메일 서비스 등이 먹통이 된 가운데 그동안 다음메일로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해 온 행정안전부 대변인실 업무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를 두고 공직 사회에선 전자정부 정책을 담당하는 행안부에서 스스로의 메일 계정 관리 등에는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행안부 대변인실은 그동안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daum.net’으로 끝나는 다음 메일을 사용해왔다. 메일 주소는 현재 행정안전부의 영어명칭인 ‘MOIS’(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가 아니라 지난 1998년부터 2008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불렸던 행정자치부 시절 영어명칭인 ‘MOGAHA’(Ministry of Government Administration and Home Affairs)가 포함된 아이디를 쓰고 있다. 행자부가 2015년 9월 영문 명칭을 MOGAHA에서 MOI(현재 MOIS)로 바꾼 걸로 미뤄볼 때 최소 7년 이상 같은 아이디 메일을 써 온 것으로 보인다.
다음 메일이 먹통이 되면서 행안부는 기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다음 메일이 오류가 나자 기자 단체 채팅방이 있는 카카오톡으로 선회한 것이다.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되자 황당함을 내비쳤다.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공직자 메일을 사용하는 것은 공무원의 기본 상식”이라면서 “전자정부 주무부처인 행안부가 보안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기네 부처는 외부 메일을 사용하고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행안부 공보실 쪽은 “오래 전부터 여러 직원이 신속하게 자료를 배포하기 위해 다음 메일을 공용으로 써 온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경위를 좀 더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정부 공식 계정이 아닌 민간 정보기술 업체 전자우편 계정을 사용하는 정부 기관은 행안부 뿐만은 아니다. 고용노동부 등 중앙 부처 뿐만 아니라 해양경찰청 등도 그런 예에 속한다. 다만 여기에는 정부 공식 계정의 용량 문제 탓도 있어 보인다. 한 정부 부처 공보실 담당자는 “부처 업무 특성상 영상이나 사진 등 대용량 파일을 전송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부 공식 계정에선 오류가 잦아 민간 업체 계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김선식 기자 ks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