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의 성남시의료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 원장은 의료 공공성 훼손 논란에 휘말리며 그간
노조와 의료·시민단체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왔다.
19일
성남시의료원 등의 말을 들어보면, 이 원장은 전날 성남시의료원 내부망에 ‘퇴임의 인사말’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원장은 이 글에서 “저의 퇴진을 요구하던 분들에게는 당연히 희소식이 되겠습니다만, 그보다 다른 직원 분들에게 더욱 우리 의료원의 희망찬 변화를 촉발하는 좋은 계기로 삼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사퇴의 이유로 ‘건강 악화’로 들며 “새 의료원장이 오시면 그분을 중심으로 합심하여 성남시의료원을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공공종합병원을 만들어 가는 여정을 흔들림 없이 지켜 가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31일까지만 근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2019년 4월1일 3년 임기로 원장에 부임하던 중 지난달 13일 정용한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성남시의원 14명이 ‘성남시의료원 설립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발의한 이후 성남시의료원노조와 의사노조 등으로부터 사퇴를 요구받아왔다.
해당 조례안의 뼈대는 ‘시장이 성남시의료원 운영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한 임의 조항을 ‘(대학병원 등) 법인에 위탁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으로 바꿔 강제한 것인데, 이에 대해 이 원장이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재 이 조례안은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2013년 11월 1691억여원을 들여 수정구 태평동 옛 성남시 청사 터 2만4711㎡에 공사를 시작한 성남시의료원은 2019년 12월 시범진료를 시작했다. 의사 70여명을 포함해 850여명의 직원이 509병상 23개 과를 운영 중이다.
의료원은 2020년 7월 정식 개원 전부터 코로나19 지역거점 의료기관으로 지정돼 공공의료시설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지속적인 내부 갈등과 최근 ‘민간위탁 논란’ 등으로 정상적인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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