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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핫라인 전화 받지도 않아…사과 없는 ‘이태원 입장문’

등록 2022-10-30 19:27수정 2022-10-31 10:23

30일 저녁 7시쯤 찾아간 이태원동 용산구청사. 모든 직원들이 출근해 대부분의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지만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인 듯 블라인드로 내부를 가렸다. 구청장실인 불이 켜진 맨 위층 오른쪽 끝부분이다. 역시 불이 켜져 있지만, 블라인드로 창문을 가려놓았다. 이승욱 기자
30일 저녁 7시쯤 찾아간 이태원동 용산구청사. 모든 직원들이 출근해 대부분의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지만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인 듯 블라인드로 내부를 가렸다. 구청장실인 불이 켜진 맨 위층 오른쪽 끝부분이다. 역시 불이 켜져 있지만, 블라인드로 창문을 가려놓았다. 이승욱 기자

15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이태원 참사의 관할 행정구청인 용산구청은 30일 저녁까지도 대부분의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구청장실이 있는 9층 역시 조명이 환했지만, 외부 노출을 극도로 경계한 듯 모든 사무실에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다. 어쩌다 밖으로 나오는 직원들에게 말을 걸어도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구청 전체가 잔뜩 위축된 분위기였다.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이번 참사에 가장 책임이 큰 기관으로 지목받았지만, 용산구의 대응은 느리고 답답하기만 했다. 사고 발생 이틀 전 낸 보도자료에서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던 박희영 구청장은 외부 연락을 끊고 있다가 사건 발생 18시간만인 오후 5시에 서면 간접 입장문을 냈다. 여기엔 관할 지자체의 장으로서 어떤 사과의 뜻이나 책임 표명도 없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상자와 그 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도움이 필요하시거나 제언, 정보가 있으면 언제든 전화주시기 바란다”는 입장과 함께 구청장 핫라인 연락처를 공개했을 뿐이다.

그러나 핫라인마저 불통이었다. <한겨레>가 해당 번호로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만 계속될 뿐 전화를 받는 사람은 없었다. 핫라인으로 전화를 걸면 받는 사람이 구청장인지, 다른 실무자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어렵게 통화가 된 홍보담당 직원은 ‘왜 사과나 책임 인정이 없었느냐’는 물음에 “깊은 애도와 위로 말씀드린다는 내용으로 일단 보낸 것이다. (사과나 유감 표명은) 관련 입장 정리하는 과정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박 구청장이 출근했느냐는 물음에 “출근한 건 맞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고 당일 안전관리요원 배치 상황과 안전관리계획 등 사전대책에 대한 설명을 묻기 위해 용산구청 담당관들과 계속 통화를 시도했지만, 어떤 내용도 들을 수 없었다. 구 관계자는 <한겨레>에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답한 후 이날 내내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날 용산구가 구청장 입장문과 함께 낸 자료에는 사고 수습 지원에 나선다는 내용만 담겼다. 지난 27일 부구청장 주재로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27일부터 전날까지 28개조, 직원 150여명을 동원해 비상근무를 추진했다는 내용만 밝히고, 구체적인 안전대책 등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오후에 찾아간 용산구청은 모든 출입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일부 출입문은 청사 출입증으로만 오갈 수 있었다. 용산아트홀에서 구청 청사 내부로 이동할 수 있는 승강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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