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태원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의령 방문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애초 박 구청장은 당시 지역 축제 중이던 의령군의 초청을 받아 방문했다고 말해왔으나 정작 축제장에는 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의령군은 용산구의 자매도시인 동시에 박 구청장의 고향이기도 하다. 박 구청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박 구청장은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현안 질의에 출석해 “(참사 당일) 아침 6시 반에 의령군에 갔다”며 “(하지만) 지역축제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축제장에 가지 않는 대신 의령군수와 면담만 했다. 그는 “개막식(10월28일)은 평일이어서 영상 인사 메시지만 보냈다”고 말했다. 의령군 쪽도 지난달 29일 군수와 박 구청장의 면담 사실을 확인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행안위에서 박 구청장의 의령 방문이 논란이 된 이유는 그가 줄곧 의령군의 초청으로 의령군에 갔다고 설명해왔기 때문이다. ‘의령군 초청은 (참사 전날인) 10월28일 개막식에 참석해달라는 것 아닌가’(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용산구청의 각종 공문을 보니 축제에 가지 않은 것 같다’(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와 같은 질문이 잇단 까닭이다.
박 구청장과 용산구 쪽은 박 구청장의 의령 방문 배경에 대해 애매모호한 답변을 해왔다. 한 예로 용산구 쪽은 지난 3일 <한겨레>가 참사 당일 박 구청장이 의령군에 간 이유에 대해 ‘지역축제 출장 때문인지 집안 제사 때문인지’를 묻자 “자매도시 의령군의 공식 초청을 받았기 때문이고 의령군수와의 면담 일정이 있었다”고 답변한 바 있다.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의령 방문 뒤 저녁 8시20분께 참사 현장 인근인 이태원 퀴논 길을 지나 귀가했다. 경찰 쪽에 최초로 ‘압사당할 것 같다’란 112 신고가 들어온 시각(저녁 6시34분)으로부터 1시간쯤 지난 시점이었다. 박 구청장은 참사 발생 36분 뒤인 밤 10시51분, 지역 주민에게 사고 소식을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박 구청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