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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택시기사 살해 이기영, 사이코패스 진단 불가 판단

등록 2023-01-06 11:47수정 2023-01-06 17:50

경찰 “혈흔은 동거녀와 지인 것…추가 피해자 없어”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함께 살던 여성과 택시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을 상대로 경찰이 진행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결과에서 ‘진단 불가’라는 결론이 내왔다.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검사를 진행해왔으나, 사이코패스를 판별하는 여러 항목 중 일부 자료가 부족했다고 한다.

경기도 일산동부경찰서는 이씨의 거주지에서 나온 여성 2명의 혈흔이 누구의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 여성 6명의 유전자(DNA) 대조군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식한 결과를 6일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감식 결과, 혈흔에서 나온 유전자는 살해된 이기영의 동거녀, 그리고 이기영과 다퉜던 동거녀의 지인 ㄱ씨 등 2명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기영에게 피살된 동거녀 이외에 또 다른 혈흔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는데, 해당 혈흔은 동거녀의 지인 ㄱ씨의 것으로 분석됐다. ㄱ씨는 지난해 4월 이 집을 방문했다가 다툼이 벌어져 몸싸움도 했고, 112에 신고도 접수됐었다. 당시 이기영이 ㄱ씨의 손가락을 깨물어서 피가 났다고 한다.

경찰은 이번 감정 결과를 근거로 “현재 수사 단계에서는 이기영의 범행에 의한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프로파일러들이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해왔으나, 사이코패스를 판별하는 여러 항목 중 일부 항목에 대한 평가 자료가 현재로선 부족해 ‘진단 불가’로 최종 판단했다”며 “더는 검사 진행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시 공릉천에서 경찰이 이기영이 살해한 동거녀의 주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씨는 동거녀 주검을 강가에 내다 버렸다고 주장해왔으나 검찰 송치 하루 전인 3일 주검을 공릉천변에 묻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연합뉴스.
지난 4일 경기도 파주시 공릉천에서 경찰이 이기영이 살해한 동거녀의 주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씨는 동거녀 주검을 강가에 내다 버렸다고 주장해왔으나 검찰 송치 하루 전인 3일 주검을 공릉천변에 묻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이기영이 동거녀의 주검 유기와 관련한 진술을 번복하며 유기장소로 지목한 파주시 공릉천변의 한 지점에서 이틀간 굴착기와 수색견 등을 투입해 집중 수색이 이뤄졌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찰은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있지만, 사건 당시 파주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주검이 유실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기영은 지난해 8월 7∼8일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동거하던 여성을 살해한 뒤 주검을 공릉천변에 유기하고, 지난해 12월20일에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접촉사고가 난 60대 택시 기사를 합의금을 준다며 집으로 데려와 살해한 혐의로 혐의로 구속됐다. 이기영은 피해자들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피해자 명의로 대출을 실행해 약 7천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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