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투성이로 숨진 12살 초등생…아동학대 부모 모두 구속

12살 초등학생 아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는 ㄱ씨가 1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2살된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아버지 ㄱ(40)씨와 그의 부인 ㄴ(43)씨가 모두 구속됐다.

황미정 인천지법 영장담당 판사는 10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및 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ㄱ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또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ㄴ씨에 대해서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인천 남동구의 집에서 아들 ㄷ(12)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치사)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아버지 ㄱ씨의 경우, ㄷ군 사망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다고 판단해 ㄴ씨에게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ㄱ씨가 사건 당일 직장에 출근한 상태에서 ‘아이 상태가 이상하다’는 연락을 받고 집에 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경찰은 ㄱ씨가 평소 상습적으로 ㄷ군을 때리는 등 학대한 정확을 포착하고 상습아동학대 등의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신청했다.

ㄱ씨 부부는 숨진 ㄷ군 몸에 있던 멍 자국과 관련해 애초 “자해해 생긴 상처”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추가 조사에서 “훈육을 위해 때린 사실이 있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ㄱ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들어서면서 아들을 때린 이유를 묻는 말에 “저는 안 때렸고 (아내가 때리는 모습을)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아들을 학교에 왜 안 보냈느냐’는 물음에는 “그것도 다 아내가 했다”고 주장했다. ㄷ군은 지난해 11월24일부터 최근까지 학교에 결석해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으로 분류됐다. 학교는 ㄱ씨 부부에게 학업중단숙려제도 등을 안내했지만, 이들은 “필리핀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ㄴ씨는 관련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