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가 13일 오전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약자와의 동행’ 사업의 발전 방향 등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재 서울시가 실험 중인 안심소득 제도의 플랜비(B)로 ‘저소득층 무담보 소액 대출 제도’를 지목했다.
오 시장은 13일 서울시청에서 무함마드 유누스 유누스재단 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안심소득 제도가 뜻대로 안 될 때를 대비해 플랜비(B)를 요즘 고민 중”이라며 “그건 다름 아닌 유누스 의장이 성공한 마이크로 크레딧’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어 “올해 안심소득 시범사업 대상이 확대되지만 중위소득 50% 아래 기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분들은 또 다른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지원금 주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지만 무담보 대출을 충분히 해서 그분들이 삶의 의욕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또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마이크로 크레딧과 관련해 “당장 뭘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며 “그 점은 오해가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언급한 마이크로 크레딧은 저소득층 무담보 소액 대출제도다. 유누스 의장은 1976년 방글라데시 농촌 마을 조브라에서 무담보 소액 대출 운동을 시작해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고 이후 전 세계에 ‘마이크로 크레딧’의 이상을 전파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유누스 의장은 이날 오 시장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아주 기본적인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그라민 은행은 기존 시스템을 부정하고, 기존 은행이 하지 않은 일을 한 것이다. 기존 은행이 부자, 남성, 도시인에게 돈을 빌려줬다면 그라민 은행은 빈민, 여성, 시골 주민들에게 빌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누스 재단은 35개 주요 도시에서 거의 대부분 여성들인 가장 약한 사람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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