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의를 표명한 안성욱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이임사를 통해 현 정부에 쓴소리를 남겼다. 차관급 정무직 국가공무원이 정부를 비판하는 이임사를 언론에 배포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안 부위원장은 23일 이임사에서 “현재 조직 안팎으로 닥친 혼란과 위기는 법치와 상식이 무너진 결과로 생각된다”며 “누구에게 잘잘못이 있는지를 따지기에 앞서 막중한 책무를 짊어진 사무처장으로서 조직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면 임기제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소신은 끝내 양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임기(내년 6월까지)를 1년 넘게 남기고 사임한 배경으로 법치와 상식의 붕괴, 조직의 혼란, 업무 수행의 어려움 등을 든 것이다. 앞서 여권은 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전현희 권익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해왔고, 감사원은 지난해 8~9월 약 두 달 간 권익위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감사를 진행했다. 전 위원장은 이를 “위원장 표적 감사”라고 반발해왔다. 안 부위원장 사퇴로 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권익위 고위 인사는 전현희 위원장(임기 올해 6월까지)만 남았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정희 전 권익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8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났고, 지난달 김기표 부위원장 겸 중앙행정심판위원장은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