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택시 강도 살인범 16년 만에 잡혔다…단서는 ‘쪽지문’

16년 만에 경찰에 붙잡힌 인천 택시기사 강도 살인범. 인천경찰청 제공

택시기사를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뒤 살해한 40대 남성 2명이 16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7일 강도살인 혐의로 40대 ㄱ씨와 ㄴ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현재 구속 기소된 상태이며 ㄴ씨도 조만간 검찰에 넘겨진다.

이들은 지난 2007년 7월1일 새벽 3시께 인천 남동구 남촌동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고가 밑 도로가에서 개인택시 기사 ㄷ(사건 당시43살)씨를 위협해 택시와 현금을 빼앗고,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친구 사이인 이들은 관교동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ㄷ씨가 운전하던 택시에 탑승했다. 이후 남동세무서로 이동한 뒤 ㄷ씨를 흉기로 위협, 직접 택시를 운전해 남동고가 밑 도로가로 이동했다. 여기서 택시에서 탈출해 도주한 ㄷ씨를 붙잡아 살해했다. 범행 뒤에는 빼앗은 택시를 타고 인천 남구(현재 미추홀구)의 한 중학교 뒤 주택가 골목길로 이동한 뒤, 뒷좌석에 불을 지르고 ㄱ씨 차로 도주했다.

사건 당시 경찰은 형사 32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반을 편성했다. 이들이 범행 전후 이용한 차량과 같은 종류의 차량 5968대를 수사했지만 범행 차량을 특정하지 못했다. 2016년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사건을 맡은 뒤 이들이 사용한 차량의 번호판이 흰색이라는 점을 토대로 의심 차량 990여대를 확인했다. 또 범인들이 택시에 불을 지를 때 불쏘시개로 사용한 차량 설명서에서 쪽지문도 찾아냈다. 이 쪽지문을 토대로 ㄱ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지난 1월5일 체포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공범 ㄴ씨도 붙잡았다. ㄱ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ㄴ씨는 범행을 자백했다.

김인철 강력계장은 “지문감정에 사용되는 시약 개선 등 감정 기법이 발전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는 확인하지 못했던 지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세상에 잊히는 사건은 없고, 수사를 포기하면 우리가 공범이라는 각오로 남은 미제사건도 범인을 잡을 때까지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 꾸려진 인천경찰청 중요미제사건수사팀이 용의자를 추적 중인 사건은 모두 10건이다.

2007년 사건 발생 당시 피해 택시 차량. 인천경찰청 제공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