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월계동 사슴아파트 3단지 내부에 있는 송전탑. 서울시 제공
서울 노원구 아파트 단지 안을 통과해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송전탑 21기를 철거하고 총 5㎞ 송전선을 땅에 묻는 공사가 시작됐다.
서울시는 30일 노원구 월계역 공영주차장에서 ‘노원구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 착공식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는 약 60m 높이 송전탑 21기를 철거하고, 지하 50m 아래 송전선이 지나는 터널을 만드는 ‘대심도 터널형 지중화 공사’다. 두 개의 구간으로 나눠 상계변전소~금오변전소 3.1㎞ 구간은 2028년 12월 준공하고, 창동 차량기지 이전·개발 사업지를 지나는 월계변전소~상계변전소 1.9㎞ 구간은 2027년 6월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사비 총 908억원 중 절반은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나머지 절반은 서울시와 노원구가 반반씩 부담한다.
월계동 사슴아파트 3단지 송전탑. 서울시 제공
노원구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송전탑 집중 지역이다. 이날 한전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25개 자치구 송전탑은 총 183기인데, 이 가운데 25.1%에 달하는 송전탑 46기가 노원구에 몰려 있다. 서울 송전탑 4개 중 1개가 노원구에 있는 셈이다. 노원구는 송전선로 지중화율도 40%에 그쳐, 서울시 전체 평균 90%에 한참 미달한다.
노원구는 월계동 노원변전소부터 상계동 금오변전소까지 송전탑 21기를 따라 특고압(154㎸) 송전선로가 남북으로 이어진다. 특히 송전탑이 월계동 사슴아파트 3단지 내부와 연지초 등 4개 학교, 장애인 복지관, 매봉 어린이 공원 등 4개 공원 인근에 설치돼 있다. 노원구 주민들은 1984년 송전탑 설치 이후 안전사고와 전자파 위험을 우려해 20여년간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을 요구해왔다. 노원구는 2017년 9월 한전에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을 신청했다. 이후 한전 심의와 서울시 투자심사, 중앙 투자심사 등을 거쳤다. 2019년 8월 서울시, 노원구, 한전이 업무협약을 맺고 한전은 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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