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0일 아들 떨어뜨려 숨지게 한 친모…‘살해’ 혐의 적용

학대치사 → 학대살해로 혐의 변경해 송치

생후 40일 된 아들을 방바닥에 떨어뜨리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ㄱ(24)씨가 지난달 3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생후 40일 된 아들을 방바닥에 떨어뜨린 뒤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 ㄱ(24)씨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아동학대치사는 살인할 의도가 없었을 때 적용되지만 아동학대살해죄는 살인의 고의가 인정될 때 적용된다.

ㄱ씨는 지난 26일 오후 4시께 태어난 지 40일 된 아들을 무릎 높이에서 방바닥에 떨어뜨려 다치게 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 아들은 사건 당일 저녁 6시51분께 ㄱ씨 남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ㄱ씨는 경찰에 “사망 당일 정신적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아들을 무릎 높이에서 떨어뜨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ㄱ씨가 아들을 떨어뜨리고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기까지 약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병원에 데려가는 등의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방치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ㄱ씨가 아들의 호흡이 가빠지는 등 숨질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음에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행동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ㄱ씨가 육아 스트레스 등으로 아들을 고의로 떨어뜨렸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주검을 부검한 결과 두개골 골절이 확인됐는데 이는 단순히 무릎 높이에서 실수로 떨어뜨렸을 때 생기기 어렵다는 이유다. 다만 ㄱ씨는 “아들을 고의로 떨어뜨린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해 해당 내용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가 아들을 고의로 떨어뜨렸다고 보이는 정황 등을 고려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일주일 전 ㄱ씨가 아들을 떨어뜨린 행위는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ㄱ씨는 경찰에 “며칠 전 아이를 방바닥에 떨어뜨린 적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 남편에 대한 범죄 혐의점도 조사했지만 사건 당일 ㄱ씨가 아들을 떨어뜨렸을 때 집에 있지 않았고, 남편이 신고할 때까지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혐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