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둔갑한 ‘마약 판매처’…고2 때 2억대 마약 유통한 3명 기소

2년 전 고등학교 때 텔레그램 통해 판매

ㄱ군 등이 고용한 ‘드라퍼’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마약류. 인천지검 제공

고등학생 시절 2억700만원 정도의 마약을 판매하거나 소지·투약한 이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부장 김연실)은 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의 혐의로 ㄱ(19)군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ㄱ군 등은 지난 고등학교 2학년 시절인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 등 시가 2억7000만원 정도의 마약을 판매하거나 소지·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ㄱ군 등은 현재 대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파악됐다.

ㄱ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마약 판매상으로부터 범행 수법을 전수한 뒤 또래들을 공범으로 포섭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과 자금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ㄱ군 등은 성인 ‘드라퍼’ 6명을 고용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드라퍼는 마약류를 소분·포장한 뒤 에어컨 실외기 등에 붙이고 사진을 찍어 전송하는 대가로 건당 수수료를 받는 공범이다. 이런 방법으로 ㄱ군 등이 마약을 판매한 수익은 1억2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ㄱ군은 아버지에게 ‘공부방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오피스텔을 구했고 다른 2명과 함께 이곳에서 함께 어울리면서 인터넷으로 마약을 판매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경찰에게 사건을 송치받은 뒤 보완수사를 했고 ㄱ군을 제외한 나머지 2명이 ㄱ군의 마약 판매 수익금 3200만원을 빼앗은 뒤 이를 이용해 필로폰 50g을 사들이고 새로운 마약 판매 계정을 개설해 운영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특히 이들 2명은 경찰과 검찰 수사 중에도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이용한 마약 범죄가 급증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 주 이용자인 10대와 20대가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아무리 미성년자나 사회초년생, 초범이라고 하더라도 마약유통 범행을 주도하며 다수의 투약자에게 마약을 판매하는 행위를 한 경우 선처 없이 엄벌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