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 조각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고 이원형 작가의 생전 모습. 유족 제공.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았지만, 세계적 조각가로 명성을 날린 고 이원형(Won Lee) 작가의 일부 유해가 국내로 들어와 오는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에 안장된다.
1946년생인 작가는 세 살 때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됐다. 이후 장애인을 돕는 의사가 되겠다며 의대에 합격했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입학을 거부당한다. 이후 의사의 꿈을 포기한 그는 도미해 1976년 페퍼다인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로스앤젤레스 시립 중앙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치르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생계가 어려워지자 캐나다에서 공인회계사가 됐고, 생활이 안정된 뒤 접었던 꿈을 다시 펼쳤다.
56살 때인 2002년부터 조각가의 삶의 살아온 그는 1년에 50점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열성 작가로 활동했다. 자기 생각과 감정을 청동 매체에 표현한 그의 작품은 국내보다 영국 등 해외에서 더 유명해지면서 세계적인 조각가 반열에 올랐다.
주한 캐나다 대사관과 분당메모리얼파크에 설치된 이원형 작가의 대표작 <차이와 반복(Difference and Repetition) #6>. 유족 제공.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던 작가는 암 투병을 하다 2021년 5월 세상을 떠났다. 유족과 그의 지인들은 안장식이 열리는 오는 29일 그의 묘지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이곳에 설치된 고인의 작품을 둘러볼 계획이다. 분당메모리얼파크에는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 설치된 것과 같은 청동조각상 <차이와 반복(Difference and Repetition) #6> 등 고인의 작품 10여점이 설치돼 있다.
작가의 작품은 아프리카 콩고 독립 50주년 기념 조형물로 세워졌고, 캐나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의 조각 공원과 대학 교정에서도 만날 수 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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