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단독] 부동산 거래 절벽에 지자체 곳간도 비상…15곳 ‘마이너스’

등록 2023-05-25 06:00수정 2023-05-25 09:39

광역단체, 1분기 지방세 징수액 급감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올해 1분기 지방세가 지난해에 견줘 1조8천억원 정도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거래량이 줄면서 취득세 수입이 감소한 게 지방세수 급감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한겨레>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전국 광역자치단체들로부터 24일 받은 올해 1분기 지방세 징수 현황을 보면,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올해 1분기 징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조8143억원 줄어든 17조9445억원으로 집계됐다.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충청북도와 경상북도를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지방세 징수액이 줄었는데, 세수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서울시로 지난해보다 무려 2786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징수 목표액을 공개한 광역단체 10곳 가운데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한 곳은 6곳이었다.

지방세수 감소를 이끈 것은 부동산 거래 절벽에 따른 취득세수 감소다. 올해 1분기 기준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취득세수는 5조71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5641억원을 거둬들인 것에 견줘 1조8502억원이나 줄었다. 취득세수는 17개 광역단체에서 모두 감소했다. 취득세는 부동산, 차량, 골프 회원권, 콘도미니엄 회원권 등을 취득할 때 부과하는 세금으로, 대부분 주택과 상가 등 부동산 거래량에 따라 세수가 좌우된다. 취득세는 지방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세목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내놓은 ‘2022 지방세 통계연감’을 보면 2021년 기준 전체 지방세수 중 취득세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29.9%로 가장 많았다.

7개 특별·광역시와 세종시가 거둬들이는 지방소득세가 줄어든 것도 지방세수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 지자체들이 1분기에 거둬들인 지방소득세는 1조92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994억원이 줄었다. 지방소득세는 법인세 규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하면 지방소득세도 줄어들게 된다.

지방세가 계획보다 적게 걷혔다는 건 지자체들이 세수 예측을 잘못했다는 뜻이다. 올해 17개 광역단체의 세입예산서를 보면 경기도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작년보다 올해 더 많은 지방세가 걷힐 것으로 관측했다. 이들의 관측이 얼마나 낙관적이었는지는 이들이 예상한 세수 증가율을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상했지만 대전시, 전라남도, 경기도를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의 지방세수 예상 증가율은 한은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지방세 징수 목표액을 늘려잡았던 지자체들은 세수 결손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한 광역자치단체의 지방세 징수 담당 공무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방소비세율이 인상됐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조정될 여지가 있어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지방세가 덜 걷히는 상황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1분기 지방세수 감소를 근거로 전반적인 세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선 전문가들끼리도 의견이 갈린다. 임상빈 한국지방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몇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취득세가 많이 들어온 경향이 있다”며 “그동안 그에 맞춰서 지자체의 지출도 늘었는데 이제 거품이 꺼져가는 상황이다. 지자체에서도 감액 추경 등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세수 결손 우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방세가 덜 걷힌 지자체들 상당수는 재정 여력이 있는 지자체들이다. 아직은 감액 추경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문 전 대통령, 경기도청 ‘깜짝 방문’ 왜? 1.

문 전 대통령, 경기도청 ‘깜짝 방문’ 왜?

“올해 주꾸미는 공쳤어요”...소래포구 어민 화재에 망연자실 2.

“올해 주꾸미는 공쳤어요”...소래포구 어민 화재에 망연자실

미쓰비시 끌려가 손가락 잘려…일제 강제노역 피해 할머니 별세 3.

미쓰비시 끌려가 손가락 잘려…일제 강제노역 피해 할머니 별세

연천 사로잡은 매운간짜장, 식당도 손님도 대를 잇네 4.

연천 사로잡은 매운간짜장, 식당도 손님도 대를 잇네

성수동·한강·북촌 그리고…서울 가을 걷기 명소는 어디? 5.

성수동·한강·북촌 그리고…서울 가을 걷기 명소는 어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