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의회 지하에 설치된 스크린골프장 모습. 정의당 강동구위원회 제공
서울시 강동구의회 건물 지하에 스크린골프장이 설치돼 구민의 세금을 부적절하게 낭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크린골프장은 구 예산 1400만원을 들여 설치한 것으로 강동구의원과 의회 직원만 이용할 수 있다.
정의당 강동구위원회와 강동연대회의 등은 1일 오전 강동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건물에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한 경위와 책임자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권대훈 정의당 강동구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3월 구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강동구의회 스크린골프장을 구민도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문의가 올라와 확인해보니 의회가 노후화된 체력단련실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1400만원을 들여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했다고 답했다”라며 “의회는 구정을 펼쳐나가는 곳이지 골프선수를 만들어내는 곳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권 위원장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강동구의회 사무국으로부터 받은 답변을 보면, 의회는 “스크린골프장은 기존 지하시설에 설치된 부대공간으로서 15년 이상 노후화되어 사용할 수 없는 곳이었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청사시설 유지·보수 차원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환경개선 공사를 추진했다”고 답했다. 구의회는 또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따른 이행절차를 거쳐 추진했으며 (특정인의) 개인적인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의회 건물에 세금을 들여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정의당 강동구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의회를 직접 방문해 현장 실사를 할 때 한 구의원이 일과시간인데도 이곳에서 골프연습을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한다.
스크린골프장 설치를 최근 강동구가 이동노동자 쉼터를 폐쇄한 것과 견줘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형숙 강동연대회의 공동대표는 “강동구 이동노동자쉼터가 폐쇄돼 이들은 더위에 죽을 힘을 쓰며 일하고 있는데 이러한 민생 현안에는 관심이 부족하고 골프장 마련에 혈세를 썼다”라며 “이들에게 구의원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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