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비밀번호로 접속…해경청장·수사국장 계정 몰래 봤다

고위 간부 계정 951번 접속…전 해경 간부 법정 구속

해양경찰청. 연합뉴스

해경 고위 간부들의 이메일을 몰래 열람한 전 해경 간부 공무원이 법정 구속됐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안희길 판사는 10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 해경 간부 ㄱ(36)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ㄱ씨는 2021년 2월23일부터 11월2일까지 모두 951번에 걸쳐 해양경찰청장, 감찰계장 등 51명의 해경 공무원 메신저와 전자 메일에 몰래 접속한 혐의로 기소됐다. ㄱ씨는 다른 공무원의 메신저 계정 비밀번호가 초기 비밀번호임을 알고 무단으로 접속하거나 공무원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등의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ㄱ씨는 이후 메신저의 전자메일 연동 기능을 이용해 다른 공무원의 전자메일에 접속하기도 했다. 특히 ㄱ씨는 감찰사항에 관한 메일을 무단 열람하는 등 감찰계장의 전자메일에 300번 이상 무단 접속해 대부분의 수신 메일을 열람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ㄱ씨가 무단 접속한 해경청 주요 공무원 계정은 해경청장 14차례, 해경청 수사국장 133차례, 감사담당관 113차례, 인사담당관 40차례 등이다.

ㄱ씨는 경찰 내부의 소문이나 사건, 사고 등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안 판사는 “사건의 범행 기간이 길고 횟수가 951번으로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