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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해병대, 인천상륙작전 희생 월미도 원주민에 묵념

등록 2023-09-15 15:27수정 2023-09-15 15:37

15일 오후 인천 중구 월미공원 제물포마당에서 열린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에 유정복 인천시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묵념을 하고 있다. 이승욱기자
15일 오후 인천 중구 월미공원 제물포마당에서 열린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에 유정복 인천시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와 분향을 한 뒤 묵념을 하고 있다. 이승욱기자

“유정복 인천시장님, (이종호)해군참모총장님, (김계환)해병대사령관님 이 자리에 오셔서 돌아가신 분들 위로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월미도 원주민희생자 추모행사 인사말을 마칠 때쯤 한인덕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장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군사지역이라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다. 앞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협조 바란다”고 힘겹게 말을 이었다.

15일 오후 2시40분 인천 중구 월미공원 제물포마당에 마련된 월미도 원주민희생자위령비에서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화꽃 바구니를 헌화한 뒤 3번 분향했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과 김계환 사령관은 분향 뒤 위령비에 경례했다.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에 해군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 등 군 고위 장성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과정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100여명의 월미도 원주민이 희생됐다. 이후 월미도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폭격에서 생존한 주민들은 고향에서 쫓겨났다. 미군이 철수한 뒤에도 월미도에는 해군이 주둔했다. 2001년에는 인천시가 해군으로부터 해당 용지를 매입한 뒤 월미공원을 조성했다.

주민들은 월미도 원주민의 희생을 기리고 생존자들의 귀향을 위해 월미도 귀향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귀향대책위는 매년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을 열어왔다. 2020년에는 인천시가 ‘월미도 원주민 생활안정 지원 조례’를 만들어 지원금을 지급하고 2021년에는 위령비를 세우는 등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추모식에 군 고위 장성이 참석해 월미도 원주민의 희생을 기리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인천시가 대한민국 해군과 함께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진행하면서 인천시가 주최하는 월미도 원주민 희생자 추모식이 상륙작전 기념행사 부대 행사에 포함됐다. 해군참모총장 등 군 고위 장성도 추모식에 참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우리는 전쟁이 얼마나 참혹하고 고통스러운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 기억이 지속할 수 있도록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늦었지만 올해 월미도 미군폭격사건 구술채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실 그대로의 진실을 기록으로 남겨 모든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그 가치를 되새기고 역사적 의미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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