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원하는 원예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립은둔청년. 서울시 제공
“보통 집 밖에 나갈 일이 없었는데 (고립은둔청년 지원) 사업 참여 후에는 밖에 나와서 평소 해보지 못한 활동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활력을 얻었어요.”
청년 ㄱ씨는 서울시에서 진행한 고립은둔청년을 위한 ‘관계형성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삶을 바꿀 동력을 얻었다. 그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들과 대화하며 공감도 얻고 저만 힘든 게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감도 생겼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18일 “지난 4월 고립은둔청년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한 뒤 현재까지 502명의 청년(9월12일 기준)이 지원을 받고 있다”라며 “앞으로 장기적, 전문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개선과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물리적·정서적으로 타인과 관계망이 단절됐거나 외로움 등을 이유로 일정 기간 고립상태인 이들을 ‘고립청년’으로, 집 안에서만 지내며 일정 기간 사회와 교류를 하지 않고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활동이 없는 경우를 ‘은둔청년’으로 정의한다. 또 사회활동 경험 유무 등을 기준으로 고립청년을 ‘활동형 고립청년’과 ‘활동제한형 고립청년’으로 나눠 지원한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502명 중에는 ‘활동제한형 고립청년’이 226명으로 가장 많다.
고립은둔청년은 유형에 따라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활동형 고립청년’에게는 사회로 다시 나가기 위한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대인관계 형성 △조직적응력 향상 △일 역량 향상 △일 경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활동제한형 고립청년’은 각자의 목표를 성취하는 경험을 하기 위해 △맞춤 사례관리 △식습관 개선 등 일상 활력 프로그램 △자기이해 △심리상담 △자조모임 등에 참여하게 된다.
가족으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청년 ㄴ씨는 심리정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종합심리검사와 여러 번의 개별상담을 통해 과거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안정화 기법을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집 밖으로 나오는 걸 어려워하는 은둔청년은 기초적인 생활부터 관리를 받아 일상 회복을 할 수 있도록 △자조모임 △신체회복 △미술치료 등 정서회복 △심리상담 △공동체 생활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리커버리 센터’에서 공동체 생활을 경험했던 청년 ㄷ씨는 “학교도 집도 편안하지 않았는데 센터에서의 생활은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첫걸음이었다”라며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줄었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진행한 프로그램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관련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시립형 서울청년센터 서초, 금천점을 ‘고립은둔청년 활동 종합거점시설’로 운영할 것”이라며 “서울청년센터 13곳에서도 고립은둔청년을 발굴하고 초기상담을 진행하는 등 지역별 관리가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또 장기적, 전문적으로 대상 청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렴해 사업을 민간위탁체제로 전환한다. 서울시는 “연속적 서비스를 제공해 청년들이 다시 고립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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