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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내부공사 다 끝났는데…‘섬마을 박물관’ 개관 왜 늦어지나

등록 2023-09-26 17:41수정 2023-09-27 02:31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시도에 마련된 신시모도 섬마을 박물관. 이승욱 기자
인천 옹진군 북도면 시도에 마련된 신시모도 섬마을 박물관. 이승욱 기자

“박물관 만든다길래 집에서 쓰던 새우젓 항아리까지 갖다줬어요. 근데 여태껏 ‘세월아 네월아’만 하고 있으니.”

박물관 가는 길을 묻자 푸념이 돌아왔다. 26일 오후 인천 옹진군 신도 선착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달에 ‘섬마을 밴드 음악회’가 열렸는데 그때 개관식을 한다더니 음악회만 열리고 소식이 없다”고 했다. 박물관의 정식 명칭은 ‘신시모도 섬마을 박물관’. 1980년대 폐교된 시도초등학교 부속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들었다.

적막뿐이었다. 이날 찾아간 박물관은 외장 공사와 내부 인테리어 작업이 모두 끝났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창문으로 들여다본 전시 공간은 불이 꺼져 어둑어둑했다. 한참을 살피니 북도 양조장 현판, 북도 막걸리 통 등 신시모도 주민들의 생활 흔적이 담긴 전시물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신시모도 섬마을 박물관은 인천시립박물관과 옹진군, 인천문화재단이 2021년 12월 맺은 ‘섬 조사·연구 및 섬마을 박물관 조성’ 업무협약의 결과물이다. 이 사업은 연륙교 건설 등으로 사라지는 섬 고유의 문화를 기록하기 위해 진행됐다. 업무협약에 따라 옹진군이 박물관이 들어설 공간을 제공하고 시설물 유지·관리를 맡기로 했다.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인천시립박물관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시립박물관에서 사전전시 격인 신시모도 기획전시를 했고, 지난 7월에는 시도초등학교 부속건물 내부를 리모델링해 전시 공간을 조성했다.

내부 공사가 끝났음에도 박물관 개관이 늦어지는 이유는 옹진군이 유지·관리 인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초 인천시립박물관은 ‘마을 주민을 큐레이터로 양성해 유지·관리를 맡기자’고 제안했지만, 옹진군은 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군 내부 심의 과정에서 기간제 근로자 선발 계획이 뒷순위로 밀려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박물관이 예정대로 올해 안에 개관하더라도 관리할 인력이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옹진군청 안팎에선 박물관이 전임 군수의 사업이어서 그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섬마을 박물관 내부 전시 공간. 이승욱 기자
섬마을 박물관 내부 전시 공간. 이승욱 기자

이런 지적에 대해 옹진군은 “인천시립박물관, 문화재단 등과 다시 협의해 박물관 개관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며 “내년도 예산안에 기간제 근로자 채용 예산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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