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건대 맛의거리 입구 인근에서 인파감지시스템 가동 점검 및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 한편의 좁은 골목에 150명이 빽빽하게 몰렸다. 골목 바로 옆에 마련된 대형 화면에는 인공지능(AI)이 집계한 골목 안 사람의 수가 실시간으로 하나둘 올라가는 모습이 보였다. 인파가 90명이 넘어가자 거리에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지금 건대맛의거리는 인파 밀집도 ‘주의’ 단계입니다. 좁은 도로로 들어가지 마시고….” 120명이 넘어가자 광진구청 공무원이 해산을 유도했고,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리자 사이렌을 울리며 소방과 경찰이 통제했다. 오는 31일 열리는 핼러윈을 앞두고 실제 인파 밀집 상황을 가정해 합동 대응훈련을 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25일, 핼러윈데이에 많은 사람이 밀집할 것을 대비해 ‘인파 감지 시스템’을 점검하고, 실제 상황을 가정한 유관기관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장소인 건대맛의거리에는 광진구 폐회로텔레비전(CCTV) 관제실에서 바라보는 영상이 동일하게 송출되는 대형 화면도 설치됐다. 골목 바로 건너편에는 인파 밀집을 자동으로 감지하는 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이 눈에 띄었다.
건대맛의거리는 서울시가 핼러윈 기간에 인파가 밀집할 것으로 예상하는 16개 지역 중 한곳이다. 총 1만2200㎡ 정도인 건대맛의거리는 유명 클럽과 술집이 밀집된 곳으로, 평상시 야간에는 약 2만8000명이 운집한다. 지난해 핼러윈에는 3만7000명이 모였으며, 이번 핼러윈에는 4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실시된 인파 밀집 합동 대응훈련을 점검하고 있다. 손지민 기자
서울시는 인파 밀집 위험 단계를 ‘주의’, ‘경계’, ‘심각’ 3단계로 구분해 훈련을 벌였다. 훈련 장소는 30㎡(너비 2m, 길이 15m) 규모의 좁은 골목이다. ‘주의’ 단계(3명/㎡)가 되자 광진구 재난안전상황실이 인파 해산 방송을 요청하는 모습이 화면에 나왔다. ‘경계’ 단계(4명/㎡)가 되자 해산 안내방송에 더해 7명 내외의 광진구 현장대응조가 등장해 사람들을 해산시켰고,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5명 이상/㎡)에 이르자 광진구, 광진소방서, 광진경찰서가 합동으로 대응했다. 경찰이 골목으로 사람이 더 진입하는 걸 막고, 소방이 인파를 해산시켰으며, 사람이 몰린 지 5분 만에 해산이 완료됐다. 실제로 ‘심각’ 단계에 이르면 서울시와 경찰, 소방에 자동으로 경보 알림이 울리고 자치구에서 긴급재난문자도 보낸다.
이날 훈련을 점검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현장 안전을 모니터링해 이번 핼러윈 인파 밀집 상황에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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