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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인천 ‘왕산 마리나’ 개발, 해수욕장 모래사장 깎아먹었나

등록 2023-11-09 18:23수정 2023-11-09 18:34

왕산해수욕장 해변 침식…지난해 1m 정도 모래 유실
마리나 시설로 물결 주방향이 바뀐 듯…모래복원 필요
왕산해수욕장 항공사진. 인천 중구 제공
왕산해수욕장 항공사진. 인천 중구 제공

인천의 대표적 해변 휴양지인 왕산해수욕장의 해안 침식이 인근 마리나 건설 뒤 본격화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천 중구는 9일 왕산해수욕장 침식대책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용역 보고서를 보면 왕산 해변 침식 문제의 주요 원인은 인근에 ‘왕산마리나’가 만들어진 뒤 해변으로 밀려오는 물결의 주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왕산 해변은 그동안 겨울에는 모래가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고 여름에는 다시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모래사장이 유지돼왔다. 하지만 수치모형실험 분석 결과, 왕산마리나 조성 뒤엔 겨울철에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연안류가 차단돼 모래사장을 유지할 자연 복원력이 상실됐다는 게 용역보고서 분석 결과다. 왕산마리나 개발 전후 왕산 해변의 항공사진을 비교해봐도 해안 북부는 퇴적 현상이 남부는 침식 현상이 뚜렷했다.

왕산해수욕장의 해변 침식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심각한 모래 유출로 1m가량이 침식되기도 했다. 용역보고서는 양빈(모래 채움) 사업으로 침식 부분을 복원하고 해안 북부에 소규모 방사제인 돌제(해안 모래 이동을 막을 목적으로 설치하는 구조물)를 설치해 마리나 쪽으로 모래가 유실되는 것을 막는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중구는 이번 용역 결과를 해양수산부와 공유해 내년 11월 고시 예정인 제3차 연안정비 기본계획에 왕산지구 정비사업이 반영되도록 할 방침이다. 제3차 연안정비 기본계획에 해당 사업이 반영되면 이르면 2025년 실시설계를 마친 뒤 2026년부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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