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노동자가 전일제 노동자와 실질적으로 유사한 업무를 수행했다면 상여금 등 각종 수당도 차별 없이 받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17부(재판장 맹준영)는 지난 15일 기아자동차 화성·광주·광명 공장 구내식당 시간제 노동자인 조리원보조 67명이 구내식당 위탁 운영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업무가 단지 조리원을 보조하는 행위에 그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이 조리원과 같은 공간에서 조리원의 고유 업무로 분류된 식재료 전처리, 조리, 배식 등을 함께 또는 단독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명칭상 구별되고 업무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주된 업무 내용엔 본질적 차이가 없다”며 이같이 판시했다.
시간제 노동자(조리원보조)가 사용자에 의해 부여된 명칭이나 지정된 담당 업무 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다른 노동자(조리원)와 실질적으로 동일하거나 유사한 업무를 수행했다면 상여금과 각종 수당 등을 포함한 임금 지급과 관련해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이번 소송의 손해배상액은 2019년부터 2023년 1월까지 미지급 임금 상당액 27억원이다.
앞서 해당 조리원보조들은 “업체가 통상 근로자인 조리원들에게만 정기 상여금, 근속 수당, 가족 수당을 지급한 것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들은 조리원과 업무 범위, 책임 및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었을 뿐 주된 업무 내용에 차이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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