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비공개된 게임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버전의 홍보 애니메이션 갈무리
여성 단체가 게임 제작사 넥슨 본사 앞에서 주최한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에 대한 살해 예고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8일 경기북부경찰청의 말 등을 종합하면, 이날 새벽 1시30분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경기 성남시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예정된 여성단체의 ‘게임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몰이 규탄’ 기자회견 참석자를 대상으로 한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흉기 사진과 함께 ‘페미니스트들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게시글에는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내용의 댓글들이 달렸고, 작성자는 “다 죽여버릴 것”이라며 “빨리 급소만 놀려줄 테니 내일 사망신고부터 해라”는 등의 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동일인이 여러 차례 글과 댓글 등을 남긴 것으로 보고 글쓴이를 추적하고 있다. 또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자회견 현장에 기동대와 특공대를 배치했다.
넥슨은 지난 25일 주요 게임 관련 홍보물 등에 ‘남성 혐오’를 의미하는 ‘집게 손’ 이미지가 삽입됐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넥슨은 이날 관련 홍보물을 비공개 조치했고, 26일엔 “홍보물 제작 과정에서 세심하게 검토하지 못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단체와 노동조합은 “넥슨이 일부 유저의 ‘페미니즘 사상 검증’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28일 오전 11시 넥슨 본사 앞에서 이런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등도 참가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