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구매 의혹과 이와 관련해 이 그룹 양현석 대표가 수사기관과 유착을 했거나 범죄를 은닉했는지 등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이번 의혹을 공익신고한 신고자 한서희씨에게 2016년 마약을 판매한 ㄱ씨를 17일 오전 교도소에서 면담했다. ㄱ씨는 당시 한씨에게 마약을 판매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현재 수감 중이다.
경찰은 이날 ㄱ씨를 상대로 비아이의 마약구매 의혹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경찰은 이번 주 안에 한씨를 만나 신고 내용에 대한 진술을 받을 계획이다. 한씨는 최근 마카오에 방문했다가 지난 15일 귀국한 뒤 다음 날인 16일 다시 일본으로 출국해,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어 경찰은 한씨가 이번 주 귀국하는 대로 조사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한씨는 2016년 8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용인동부경찰서에 체포돼 조사받는 과정에서 마약구매와 관련해 비아이랑 대화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경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한씨는 이후 조사에서 “비아이가 마약을 구해달라고 한 것은 맞지만, 그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함께 마약을 하지도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당시 경찰은 한씨가 이렇게 진술하자 비아이의 마약구매 의혹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그에 대한 별다른 조사 없이 한씨와 그에게 마약을 판매한 ㄱ씨만 입건해 검찰에 송치해 봐주기 수사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비아이의 마약구매·투약 의혹과 관련해 와이지가 경찰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공익신고를 한 한씨를 대리한 방정현 변호사는 최근 <한국방송>(KBS)과의 인터뷰에서 ‘2016년 4월께 비아이와 함께 대마를 흡입한 제보자가 경찰 조사에서 비아이와 함께 대마를 흡입한 사실, 시간과 날짜, 장소 등을 모두 진술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방 변호사는 또 ‘당시 양현석 대표가 제보자에게 모든 진술을 번복하라며 외압을 가했고, 경찰은 제보자가 진술을 번복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이에 경찰은 “한씨가 귀국한 뒤 이뤄질 조사에서 당시 진술과 다른 내용을 밝히면 비아이의 마약구매 의혹과 양 대표의 외압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혀, 조만간 양 표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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