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버스업체의 주 52시간 도입을 앞두고 경기도와 버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다음 달 1일부터 주 52 시간근무제가 시행되면 경기도에서만 1500여명의 버스 기사가 부족해 노선 축소 등으로 10만여명의 주민이 버스 이용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 시행에 앞서 인력 충원에 나선 버스업계는 무경력자까지 채용하면서 사고가 평상시 보다 두 배가량 더 늘었다고 하소연했다.
18일 경기도와 버스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 내 61개 버스업체에서 주 52 시간제 시행에 대비해 운전기사 인력 충원에 나섰지만 당장 1일부터 법 적용을 받는 300명 이상 버스업체의 경우 1500여명의 운전기사가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는 7월부터 각급 학교의 방학이 시작돼 첨두시간대(하루 중 차량의 도로 점유율이 가장 높은 시간) 이용객이 줄어드는 데다, 출퇴근 시간대를 뺀 낮 시간대 운행을 조절한다는 방침이지만, 일부 주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버스 운행을 탄력적으로 하는 대신 노선 축소 등은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도민 가운데 10만여명 정도가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버스업체 관계자도 “신규 인력을 뽑아도 오는 1일부터 수백명의 기사가 부족하다. 일부 노선은 폐지하거나 단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그동안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최소 2250명에서 최대 3862명의 버스 기사가 더 필요하고 1천여대의 버스 운행 중단이 예상된다며 인력 충원을 독려해왔다. 이에 버스업계는 서둘러 신규 운전기사 채용에 나섰지만, 경험자 구하기가 어렵고 그나마 무경력자도 많아 사고위험은 더 높아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행 버스 신규 운전기사는 교통안전공단에서 2~3주의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투입된다.
300명 이상 사업장으로 이날 신규 채용을 진행한 경기도의 한 버스업체 관계자는 “새로 뽑은 기사 10명 중 2명은 무경력자다. 그러다 보니 하루 교통사고가 6건에서 12건으로 늘었다. 버스의 안전을 위해 주 52시간제를 도입한다고 했는데 이러다 정말 대형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