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당원들이 28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천막을 청계광장 일대로 이동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광장에 불법 천막을 잇달아 설치해 물의를 빚고 있는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하루 앞두고 광화문광장 천막을 일시적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혔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광화문광장 내) 텐트를 철거해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환영 행사가 있는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으로 일시적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애국 국민 모든 분은 더 가열찬 투쟁을 하겠다는 것을 국민들께 약속드린다. 광화문광장은 언제라도 다시 올 수 있다. 어제까지 조사한 결과, (철거 과정에서)100여 명이 다쳤다. 진단서와 소견서 등을 준비해 빠른 시간 내, 늦어도 월요일에는 박원순 시장을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문종 공동대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하는 우리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서 활동하는 데 오해가 없도록 확실하게 협조하겠다”며 “우리의 뜻이 관철되는 그 순간까지 (광화문광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우리공화당은 이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천막 해체 작업에 들어가 오전 11시40분께 대부분 마무리됐다. 현재 우리공화당 쪽은 서울파이낸스센터 인근 청계광장에 천막 6동과 대형 확성기를 설치한 상태다.
우리공화당이 서울파이낸스센터 인근 청계광장에 천막 6동과 대형 확성기를 설치한 모습. 이정규 기자 jk@hani.co.kr.
그러나 이곳에서도 집회·시위 신고를 경찰에 했으나, 불법 시설물인 천막을 여전히 인도 위에 설치한 상황이다. 따라서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우리공화당이 집회신고는 경찰에 했지만, 문제는 불법 천막이다. 천막은 도로나 인도에 설치되면 불법 시설물로 인정된다. 신고했더라도 천막은 철거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공화당은 2017년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애국열사’를 추모하겠다며 지난 5월10일 광화문광장에 기습적으로 천막과 분향소를 차렸다. 이에 서울시는 천막이 설치된 지 46일 만인 지난 25일 새벽 행정대집행에 들어가 천막을 강제 철거했으나, 우리공화당은 같은 날 오후 천막을 이전보다 더 큰 규모로 다시 설치했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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