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파트 살수록 더 비싼 주차요금을 낸다?

서울 아파트 1851개 단지 실태조사
아파트 토지 지분에 따라 주차료 책정
큰 평수일수록 주차료 더 적게 내
관리비 포함돼 차량 없어도 요금 내

고층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서울. 연합뉴스

작은 면적의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더 많은 주차요금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 아파트에서 주차비를 관리비에 무조건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차가 없는 주민도 주차비를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시내 아파트 단지의 주차요금을 조사해 ‘아파트 주차료 실태조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 결과를 보면,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차량 2대를 소유한 경우, 거주면적당 평균주차요금은 전용면적 18평 이하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40평이 넘는 크기의 아파트에 사는 주민에 견줘 차량 1대 당 평균 1.4배가량 높은 주차비를 냈다. 조사 대상이 된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는 1851단지다.

차량 2대를 주차할 경우 차량 1대당 평균 주차료는 △전용면적 60㎡(18평) 이하 1만1800원 △60㎡(18평) 초과 85㎡(25평) 이하 1만70원 △85㎡(25평) 초과 135㎡(40평) 이하 9500원 △135㎡(40평) 초과 8400원 순이었다. 아파트 단지 가운데 98%는 1대의 자동차에 대해서는 별도의 주차요금을 받지 않고, 관리비에 모두 포함시킨다. 따라서 차를 갖지 않은 아파트 주민은 쓰지도 않은 주차장 요금을 내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큰 평수에 살수록 아파트 토지에 대한 지분이 많기 때문에 주차 공간을 더 넓게 갖게 된다.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가 차량 1대의 주차 공간을 가졌다면, 전용면적 135㎡ 초과의 대형 평수는 차량 1.4대의 주차 공간을 가졌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결과를 ‘서울 공동주택 통합정보마당'에 공개한다. 서울시는 이 정보를 통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불합리한 주차료의 산정 기준을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