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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에스컬레이터’가 한 빈민가를 살리다

등록 2019-07-12 14:52수정 2019-07-12 20:31

범죄·빈곤율 높던 콜롬비아 산동네
2011년 태양열 에스컬레이터 설치
예술가 머물며 유명 관광지로 재생
중남미 순방 박원순시장 “벤치마킹”
11일(현지시각)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콜롬비아 메데진시 산동네 코무나13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 마을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11일(현지시각)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콜롬비아 메데진시 산동네 코무나13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에 올라 마을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빈민가와 에스컬레이터. 서로 무관할 거 같은 두 가지가 만나면서 ‘도시재생’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11일(현지시각) 오전,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콜롬비아 서북부 메데인시의 한 산동네를 방문했다. ‘코무나13’이라 불린 그곳은 해발 1800m가량의 고산지대로 메데인시의 대표적인 빈민가. 우범지대였던 이곳이 변화한 것은 2011년 태양광 발전으로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가 들어서면서부터다. 비용은 시와 주 정부가 공동으로 부담해 400만 달러가 투입됐다.

그동안 1만2천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은 350개가 넘는 계단을 오르내렸지만,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면서 동네의 분위기도 에스컬레이트(상승)됐다. 먼저 벽화를 그리는 지역 예술가들이 마을로 찾아 들어왔다. 그들과 함께 주민들은 마을 벽면을 그라피티(벽에 낙서처럼 그리는 그림)로 채워 갔다. 칙칙하던 마을에 생기가 돌았다. 청년들의 음악공연이 열리면서 마을은 차츰 관광지로 변모했다. 산동네 마을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세르히오 파하드로 전 메데인 시장(2004~2007)은 영국 <가디언>이 뽑은 ‘세계 5대 혁신시장’(2016년)이 됐다.

메데인 시 관계자는 “마을청년들이 도시재생에 앞장섰다. 옛날에는 손에 무기를 쥔 청년이었지만, 무기 대신 붓을 들어 그라피티를 했다”고 했다.

콜롬비아 메데진시 산동네 ‘코무나13’을 방문한 박 시장이 마을벽화에 ‘평화 SEOUL KOREA’란 메시지를 쓰고 있다. 서울시 제공.
콜롬비아 메데진시 산동네 ‘코무나13’을 방문한 박 시장이 마을벽화에 ‘평화 SEOUL KOREA’란 메시지를 쓰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 시장은 빈민촌에서 관광지로 탈바꿈된 현장을 살펴보며 교통이 불편한 서울 산동네에도 맞춤형 교통시설을 설치해 ‘도시재생 관광마을’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산등성과 능선에 위치한 마을주민에게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 엘리베이터, 곤돌라 등의 교통시설을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민이 주도하면 얼마든지 서울에서도 메데인의 코무나13 같은 관광마을이 등장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또 “메데인 마을처럼 천천히 가지만 훨씬 더 아름답고 지속가능한 마을을 만드는 길이 도시재생이다. 재개발보다 느리지만 도시재생은 지역 공동체와 주민들의 삶이 보존할 수 있다. 그 결과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마을로 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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