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1명이 숨지고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생활용품 제조공장 화재현장에서 7일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관 1명이 숨지는 등 모두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생활용품 제조공장 건물 화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이 7일 진행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불이 난 공장 건물(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연면적 3500여㎡)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이날 합동 감식은 최초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반도체 연마제 보관창고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애초 지하 1층에는 유증기가 쌓이면 폭발 위험이 있는 반도체 세정제가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소방당국은 확인결과 “세정제가 아닌 연마제”라고 정정했다. 반도체 연마제는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위험물에 해당하지 않는 물질이다. 그러나 건물 골조가 심하게 훼손돼 붕괴의 우려가 있어 감식은 외부에서 현장을 맨눈으로 살펴보는 방식 위주로 이어졌다. 소방당국은 앞으로 안전이 확보되면 화재 잔해를 치운 뒤 경찰과 정밀 감식에 들어가 건물 내부 구조와 보관 물질, 소방설비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소방차량에서 떨어져나온 것으로 보이는 블랙박스 1개를 회수해 이를 경기남부경찰청에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한 상태다.
이번 불은 지난 6일 오후 1시15분께 일어나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진화에 나섰던 안성소방서 양성지역대 소속 석원호(45) 소방장이 순직하고, 이돈창(58) 소방위가 화상을 입었다. 공장 관계자 등 9명도 다쳤다. 공장 건물 지하 1층에는 반도체 연마제 보관창고, 지상 1층에는 물건보관 및 포장업체, 2층에는 종이상자 제조공장이 각각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도는 순직한 고 석원호 소방장의 영결식을 8일 오전 10시 안성시체육관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장의위원장을 맡아 경기도청장으로 거행한다. 도는 영결식 엄수 뒤 유해를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하고 고인에 대해 1계급 특별승진과 옥조근정훈장 추서, 국가유공자 지정 등을 추진해 고인의 희생을 기릴 예정이다.
석 소방장은 이번 화재현장에서 혹시 지하층에 있을지 모를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진입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순직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