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민과학자그룹 ‘서울의 새’가 서울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발견해 촬영에 성공한 희귀 새 흰배뜸부기. 서울시 제공
서울 한강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희귀 새인 ‘흰배뜸부기’(학명 Amaurornis phoenicurus)가 발견됐다.
서울시는 “한강의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희귀 새인 흰배뜸부기 개체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흰배뜸부기는 지난해 4월부터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매월 야생 조류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해온 시민과학자그룹 ‘서울의 새’에 의해 확인됐다. 이 새는 길이 약 32.5㎝로, 머리 위에서 뒷목, 꼬리까지는 짙은 회색, 얼굴부터 가슴·배는 흰색, 아랫배와 아래꽁지덮깃은 갈색을 띠고 있다. 부리는 노랗지만, 윗부리가 시작되는 부위는 붉다.
흰배뜸부기는 중국 중부와 남부, 동남아시아, 인도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봄과 가을에 서해안에서 아주 적은 수가 관찰되는 나그네새다. 번식도 드물뿐더러, 경계심이 강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1993년에야 조류연구가 송순창씨가 흰배뜸부기를 처음으로 사진촬영할 수 있었다. 이 새는 논, 호수, 못, 습지, 도랑 등 물가의 풀숲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특히 논과 습지 등이 적은 서울에서 발견되는 일은 드물다.
‘새 박사’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생물학)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흰배뜸부기는 중국, 타이(태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지만, 개발로 인해 습지가 줄고 농약 사용이 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보기 어려워졌다”며 “특히 서울에서는 더 보기 어려운 새였는데, 샛강은 깨끗한 지하수가 솟아올라 철새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이동 중에 잠시 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인 새호리기,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323-4호인 새매, 천연기념물 제324-3호 솔부엉이, 천연기념물 324-7호 큰소쩍새, 천연기념물 323-8호 황조롱이 등 59종의 야생 조류가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발견됐다.
김인숙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공원부장은 “이번 흰배뜸부기의 개체 확인으로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이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로 생태적 가치를 지닌 중요한 거점임이 입증됐다”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전문성을 갖춘 시민단체와 협업하여 한강의 생태계 복원과 그 성과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사진·영상 서울시 제공